봄철 고교 후, 마지막 대규모 합동 합숙이라고 명명하고 어느 외딴 섬에서 합숙이 개최된다.
쌍둥이섬, 이라고 불리는 섬이지만 섬 자체는 하나밖에 없다.
페리에 흔들리며 마지막 합숙에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 일동. 하지만 첫날 실시한 담력 시험으로 예상치 못한 사태가 벌어진다.
쌍둥이섬이란 무엇인가, 갑자기 발생한 짙은 안개 속에 숨어 있는 「무엇」인가란.
같은 느낌의, 초절대인원, 총 43명의 올 캐릭터 HQ 호러입니다.
이하, 주의사항과 등장인물입니다.
<주의>
・유혈, 그로테스크 묘사가 있습니다.
・원작에서 엮이지 않은 캐릭터가 잔뜩 엮입니다.
・썩지는 않았지만 부녀자의 작품입니다.
・시계열적으로는 봄철 고교가 끝나고 3학년이 졸업할 때까지의 이야기입니다만, 본지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중요) 사쿠사에 대한 부분은 본지 소재 포함이므로 주의해주세요.
<등장인물>
・카라스노 사와무라, 스가와라, 아즈마네, 타나카, 니시노야, 엔노시타, 히나타, 카게야마, 야마구치, 츠키시마
・세이조 오이카와, 이와이즈미, 하나마키, 마츠카와, 야하바, 쿄타니, 쿠니미, 킨다이치
・다테공 모니와, 후타쿠치, 아오네, 코가네가와
・시라토리자와 우시지마, 텐도, 세미, 카와니시, 시라부, 고시키
・이나리자키 키타, 아츠무, 오사무, 스나
・네코마 쿠로오, 코즈메, 야쿠, 하이바
・후쿠로다니 보쿠토, 코노하, 아카아시
・이타치야마 사쿠사, 코모리
・카모메다이 호시우미, 히루가미
HQ 완결을 기념해 가능한 모두 내보내고 싶다! 고 생각한 결과 60명 언저리가 되고, 그것은 역시 무리, 라고 고육지책으로 줄여 겨우 43명. 이제 이 이상 줄일 수 없는 곳까지 노력했습니다.
HQ 고마워, HQ 너무 좋아, HQ 사랑해, 그런 마음을 담아 끝까지 힘내겠습니다.
双子島の呪い【HQホラー】 | 凪 #pixiv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3371303
조수 냄새를 물씬 머금은 바람이 뺨을 어루만지며, 머리를 세차게 흔들고 있다. 갑판에서 보이는 것은 웅장한 바다에 흔들리는 하얀 파도, 그리고.
"윽……. 잠깐, 두번째 파도가 왔어."
"기다려, 야마구치. 다른 생각을 해! 그거야, 원주율을……!"
층계참에 비치된 벤치에 창백한 얼굴로 주저앉아 입가를 누르고 멀미와 싸우는 야마구치. 옆에서 필사적으로 그를 다독이는 것은 다테 공고의 코가네가와다. 원주율 따위 세 자리까지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자신을 덮어두고, 코가네가와는 부랴부랴 에티켓 봉투를 야마구치에게 내밀었다.
"이 이상 그로기한 녀석이 늘어나기 전에 더 빨리 도착할 수 없을까."
하얗고 녹슨 갑판 난간에 팔꿈치를 짚으며 쿠로오가 말한다. 바닷바람에 머리가 푸석푸석해지는 것을 상상하고, 츠키시마는 한숨을 내쉬었다.
"예정대로라면 앞으로 5분 후에 도착하는 모양이지만요."
"쌍둥이섬, 같은 섬이 도내에 있다니 처음 듣습니다."
츠키시마의 옆에서 아카아시도 그렇게 말했다. 그가 손에 든 간이 지도에는 이 페리의 목적지인 섬이 적혀 있다. 쌍둥이섬, 이라고는 하지만 지도에 쓰여 있는 섬은 하나다.
"그런데 이런 외딴 섬에서 합숙이라니, 분위기 있지."
"분위기라니 뭡니까."
아카아시가 묻자, 쿠로오는 양손을 앞으로 내밀며 "그거야 뭐, 오컬트 쪽의." 라고 유령 포즈와 함께 그렇게 말했다. 옆에 있던 코즈메가 어이없다는 듯 쿠로오를 올려다본다.
봄철 고교가 끝나고, 각자의 결과를 곱씹은 것이 바로 2주 전이었다. 각자 마음에 타협을 짓고 여기에 서 있다. 그런 이들에게 마지막 합숙이라는 명목으로 개최된 것이 오늘부터 2박 3일의 낙도 합숙이었다.
참가교는 전부 아홉교. 미야기에서 카라스노, 다테 공고, 아오바 조세이, 그리고 시라토리자와. 도쿄에서 네코마와 후쿠로다니, 이타치야마. 효고에서 이나리자키, 그리고 나가노에서 카모메다이. 북에서 남까지, 그야말로 전국 규모의 고교가 합동 개최하는 합숙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이 합숙에는 봄철 고교에 대한 위로의 의미도 담겨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신학기 전이라 개인의 예정이나 취직 활동, 진로 관계로 참석하지 못하는 사람도 드문드문 있다는 점일까.
섬의 연줄은 완전히 제로라고 해도 좋았지만, 지자체의 캠페인으로 이 섬은 스포츠 클럽의 합숙이나 소대에서의 캠프 등 전용으로 대출해주고 있다. 봄철 고교도 끝나고 좋은 의미에서 힘이 빠진 이 기간에 재충전을 겸해 이곳을 택한 것은 코치나 감독들의 배려이기도 했다.
"절해의 고도……. 수수께끼의 섬에서 일어나는 기괴한 사건들……. 담력 시험 중 한 사람, 또 한 사람, 부원이 사라져 간다."
"잠깐! 담력 시험 하니까 그만해주세요!"
"쫄았나."
야하바를 놀리는 마츠카와와 질겁한 동년생을 어이없다는 듯 쿄타니가 본다. "쫄지 않았고!"라고 정정하는 야하바는, 그래도 조금 안색이 나쁘다. 하나마키가 그런 이 학교 부원들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래선, 재충전과는 거리가 멀지도 몰라."
"잘도 말하네. 아까까지 맛키도 그로기였던 주제에."
"좀 운율 맞추는 거 그만할래?"
"맞추지 않았으니까!"
오이카와가 외친다. 한번 토하고 산뜻해진 하나마키는 유난히 상쾌한 얼굴로 흐르는 바다의 일면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다.
"야, 야! 저거 돌고래일까!? 아니면 상어!?"
"뭐야, 상어가 있는 건가?"
"저거 그렇지!?"
갑판에서 몸을 내밀고 떠들어대는 것은, 역시 보쿠토다. 상어라는 말에 이끌렸는지 이와이즈미도 똑같이 해면을 들여다본다.
"뭐야, 아무것도 없잖아."
"아까 지느러미 같은 게 보인 것 같아!"
"보쿠토, 너 세이조의 에이스까지 끌어들이지 마, 제발."
보쿠토의 목덜미를 잡는 코노하. 와시오네가 여기 없는 것이 애석하다. 보쿠토는 아직 상어에 대한 미련이 남았는지, 마음 탓인지 풀이 죽어 "상어……." 라고 중얼거렸다.
"도쿄에는 이런 곳에도 상어가 있는 건가."
"우시지마 선배,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게 좋아요."
"그래~ 상어 같은 게 있으면 먹혀 버릴 거야. 오컬트보다 훨씬 무섭네."
벤치에 걸터앉은 우시지마, 시라부, 그리고 텐도는 그런 보쿠토의 모습에서 시선을 멀리 하며 경치를 바라본다. 혼슈를 떠난 지 한 시간 정도. 비로소 어렴풋이, 섬의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저게 쌍둥이섬인가."
세미가 손을 얹고 눈을 가늘게 뜬다. 카와니시가 배포된 지도를 보고 말했다.
"쌍둥이라는 것치곤, 섬 자체는 하나네요."
"뭐가 쌍둥이일까."
"과거 섬에서 죽은 쌍둥이의 시신이 묻혀 있다는 것 같심더."
"우와아!?"
갑자기 세미의 귓가에 소리가 들려 물러선다. 미야 형제가, 섬뜩한 표정을 짓고 서 있었다.
"까아아아암짝 놀랐다……. 시체라니, 진짜냐."
"뭐, 거짓말이지만예."
"야."
"뭐어, 뭐어."
핏대를 세운 세미를 텐도가 즐긴다. 쌍둥이는 서로 혀를 내밀고,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가까이에서 보면 정말 닮았네."
"그렇게 다른 사람의 얼굴 빤히 보지 마라."
아츠무가 쏘아보고 있어도 카와니시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오사무는 시라토리자와 면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키타와 사와무라, 그리고 다테 공고의 모니와가 함께 이야기하고 있는 뒷모습을 발견했다.
"모니와 군은 취업 활동 어때?"
사와무라가 묻자, 모니와는 겸연쩍은 듯 머리를 긁적인다.
"나는 고맙게도 이제 끝났어. 사사양과 카맛치는 아직 하고 있고. 사실은 이 합숙에 올 생각은 없었는데…… 저 녀석들이 걱정이라."
그렇게 말하며 모니와가 후배를 바라본다. 후타쿠치는 아오네와 함께 갑판에 나와 있는데, 함께 말하는 것은 엔노시타일까. 분명 차기 주장의 얘기라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키타가 다정한 표정으로 웃었다.
"후배 생각이구마."
"아니, 감시에 가까울 수도?"
"맹수냐."
사와무라가 뿜어 낸다. 그러나 그 기분은 잘 알았다. 그때, "다이치!" 라고 선내에서 스가와라가 얼굴을 내비쳤다.
"멀미약 없어? 그로기즈가 드디어 죽겠어."
"그로기즈라니."
"안 팔리는 밴드 같네."
키타와 모니와가 얼굴을 마주보고 웃었다. 당사자들은 웃을 일이 아니겠지만.
사와무라가 주머니에서 멀미약을 들고 달린다. 선내의 벤치에, 스가와라의 말 그대로 새파란 얼굴을 한 사람들이 등을 구부리고 앉아 있다.
오른쪽부터, 고시키, 킨다이치, 타나카, 아즈마네, 그리고 히나타 다섯 명이다.
"으윽……. 나, 이제 다시는 배 타지 않을래……."
에티켓 봉지를 안고 울먹이는 고시키. 돌아갈 때도 페리를 타야 한다는 것은, 지금은 가만히 둬야겠지. 킨다이치와 타나카에 이르러서는 한 마디라도 하면 위험할 것 같다. 스가와라가 배 안의 시계를 보니 벌써 착향할 무렵이었다.
"곧 도착해, 힘내!"
"여기서 토하면 죽인다."
"……윽."
맞은편 벤치에 걸터앉은 코모리와 사쿠사. 그 살기를 받고 아즈마네는 더욱 창백해졌다.
"젠장, 리에프가 부러워……!"
히나타가 심각한 얼굴로 이를 악문다. 조금 전까지 그로기즈의 일원이었던 하이바는, 지금은 벤치에 드러누워 잠들어 있다. 뱃멀미가 너무 심해 야쿠가 가라앉힌 것이다. 반대로 자신도 그렇게 해 주면 좋겠다고, 히나타는 생각한다.
"차라리 토하지? 하나마키 선배처럼."
"시, 싫어……. 소중한 것을 잃을 것 같아……."
"뭐야, 그게."
다리를 꼰 쿠니미가 웃었다. 산뜻하게 이 자리에서 떠나간 하나마키는, 무언가로부터 개방된 듯 상쾌했다.
"어라, 니시노야는?"
"곧 도착한다고 했더니 아까 갑판에 나갔어."
카게야마와 호시우미 군과 함께, 그렇게 덧붙이는 스가와라.
페리의 속도가 떨어져 그 말이 맞다는 것을 눈치챈다.
갑판에 나온 사람들은 모두 선두로 달려가 그 섬을 보려고 눈을 집중했다.
"저게 쌍둥이섬인가……?"
니시노야가 난간을 잡고 그렇게 말했다. 옆에 있던 호시우미는, 얼굴을 찌푸렸다. 갑자기 안개가 짙어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섬의 그림자는 보이지만, 섬의 전경은 알 수 없다.
"뭐야, 아까까지 맑았는데."
호시우미 옆에서 히루가미도 그렇게 투덜거렸다. 키가 큰 그의 얼굴이 흐릿할 정도로 짙은 안개였다.
"일기 예보 맑음이었지?"
"아, 일주일 내내 말이야."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엔노시타가 묻자, 가장 가까이 있던 스나가 대답한다. 안개는 처음이 아니지만, 이렇게 짙은 안개는 경험해본 적 없다.
"야, 그렇게 나서면 떨어져."
코가네가와의 등을 카게야마가 붙잡는다. 부오, 굵은 기적이 울리고, 파도 소리가 가까워진다. 천천히 착안한 페리는 짙은 안개 속에 마침내 쌍둥이섬에 도착했다.
*
점호를 마치고 항구에 도착한 일동은, 지자체 사람들의 안내를 받아 섬 중심에 있는 합숙소로 왔다. 인솔이었을 타케다와 우카이는, 이후 페리를 타고 도착할 예정이다. 여러 가지 입도 수속을 해 주고 있는 모양이다.
"이쪽이 여러분의 숙박 건물입니다."
"우오오오! 굉장해!"
완전히 멀미에서 깨어난 히나타가 눈을 반짝였다. 이 대인원이 묵을 수 있을 만큼, 시설은 매우 컸다. 3층짜리 합숙소에는 식당과 개인실, 그리고 대욕탕까지 완비되어 있다. 꼭대기 층에 있는 큰 홀은 천장 높이가 있어 연습 시합이 안성맞춤이었다.
"식당이나 청소 직원도 선생님들과 함께 다음 페리로 도착할 예정이니 그때까지 자유롭게 있어도 된다고 합니다."
지자체 직원이 그렇게 말하자, 주장들이 고개를 숙인다. 이제 짐을 방에 넣어 일정을 확인하는 것이다.
"올 수 없어?"
시설 내의 전화를 받은 쿠로오가 황급히 성량을 낮춘다. 옆에는 사와무라와 모니와가 있다. 두 사람은 불안한 듯 얼굴을 마주한다.
쿠로오는 신묘한 얼굴로 몇 번 고개를 끄덕이고는 "알겠습니다." 라며 전화를 끊었다.
"혼슈 날씨가 사나워 페리가 나올 수 없는 것 같아. 타케다 선생님 일행, 못 온다고."
"거짓말이지?"
모니와가 말한다. 섬의 날씨는 맑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안개가 조금 나오는 정도다. 역시 배로 한 시간 거리만 되면 날씨도 달라지는 거겠지.
우카이나 타케다가 섬에 오지 못한다면, 어른 없이 합숙을 하게 된다. 조금 전의 지자체 사람도, 나머지는 선생님들에게 맡긴다며 혼슈로 돌아가 버렸다. 그 직후에 날씨가 거칠어지기 시작했다고. 참으로 무책임한 이야기다.
"어떡하지? 식당 직원들도 못 온다는 건, 식사도 없다는 거야."
"뭐, 식사와 청소는 스스로 어떻게든 되겠지."
사와무라가 팔짱을 낀다. 그렇게 생각하면 그다지 큰 문제는 아닐지도 모른다.
쿠로오는 조금 생각하다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뭐, 그렇게 심각하게 굴지 마. 자급자족, 의외로 즐거울지도 몰라."
쿠로오의 말대로, 선생님이 오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도 일동은 그렇게 혼란스러워하지 않았다. 어른이 없다는 것은 불안하지만, 스스로 식사나 청소를 한다는 것은 왠지 비일상적이고 떨렸기 때문이다.
외딴 섬에서의 합숙, 속세에서 분리된 이 공간에서 어딘가 들떠 있었다고 말해도 좋을지도 모른다.
우선 페리 출항 계획이 서면 연락을 받기로 하고, 쿠로오 일행은 통상대로 짜둔 스케줄에 따라 합숙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런 것으로, 조속하지만."
꼭대기층의 홀에 집합한 일동 앞에서, 사와무라가 손뼉을 친다. 저녁에 도착해 짐을 두고 잠시 휴식을 취하며 다른 곳은 이미 어두워졌다. 시각은 18시지만, 외딴 섬이라 그런지 전등도 적고 주위는 어둠이었다.
"아홉교 합동 담력 시험 개최를, 여기에 선언한다."
교탁으로 세워둔 책상을, 쿠로오가 탁 친다. 치솟은 함성과 겁에 질린 목소리는 반반씩. 연습 시합을 시작하기 전에 보다 친목을 다지기 위해, 담력 시험을 첫날에 가져온 것은 쿠로오의 방안이다. 봄철 고교라는 격전을 벌이는 자리가 아니라 이런 등신대의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공간에서, 대전 상대로서가 아니라 친구로서 교류하고 싶었던 것이다.
"여기에 제비가 있으니까, 한 사람씩 뽑아 가. 한 조에 다섯 명이나 여섯 명이 되도록 조정되어 있으니까."
상자를 가진 모니와가 일동의 사이를 돈다. 이렇게 하고 있는 사이에도 바다 소리가 가까이 들리는 것이 신선했다.
"다 뽑았나."
마지막으로 상자에 남은 세 개를 사와무라, 쿠로오, 모니와가 나눠 갖는다. 담력 시험의 묘미이기도 한 이 제비뽑기의 순간이, 히나타는 좋았다.
누구와 같은 조일까, 기대에 부풀어 접힌 종이를 연다. 주름진 종이에 크게 숫자가 적혀 있었다.
"규칙은 간단해. 길을 따라 섬을 일주한다. 그래서 저 산 위에 있는 신사에 촛불을 두고 여기에 돌아온다. 이것뿐이야."
합숙소의 앞에서, 쿠로오는 그렇게 말하며 손전등으로 산을 비췄다.
이 섬에는 작은 산이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험한 산이 아니라 걸어서 올라갈 수 있을 정도로 초심자에게 상냥한 산이다. 밤에 오르기에도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
최근 며칠 전에 선생님들이 사전 답사하고, 안전한 경로도 파악한 후였다.
이 섬은 크게 항구, 합숙소, 신사, 뒷산 네 갈래로 나뉘어 있다. 섬 자체는 한 시간만 있으면 한 바퀴 돌 수 있는 크기다. 울창하게 우거진 나무들이 바닷바람에 와글와글 흔들리는 것이 어딘지 섬뜩해, 야마구치는 몸서리를 쳤다.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반드시 큰일이 되기 전에 보고할 것. 담력 시험이라고는 해도, 귀신 역할 예정이던 선생님들이 없으면 그냥 밤 산책이지만."
사와무라가 쓰게 웃는다. 그것도 이것도, 부득이하다.
여덟 개로 나뉜 조의 대표자에게 손전등을 건넨다. 과연 인원수만큼의 손전등은 준비하지 못했지만, 여차하면 스마트폰의 라이트를 사용하면 되겠지.
"그럼 모두, 잘 다녀와."
둥실, 손전등에 비친 쿠로오의 얼굴이 떠오른다. "야, 그만해." 라고 사와무라가 쿡쿡 찌른 것과 동시에, 첫 조가 합숙소를 출발했다.
*
1조: 모니와・야쿠・코모리・카와니시・니시노야
"왠지, 큰일이 됐네."
어두운 길을 걸으며, 손전등을 든 모니와가 그렇게 말하며 돌아본다. 야쿠는 머리 뒤에서 팔짱을 끼고 "정말로." 라고 불평한다.
"설마 선생님들 없이 합숙하게 될 줄이야."
"그래도 저는 즐겁슴다! 자신의 힘이 시험받고 있어! 라는 느낌이라!"
"나도!"
밤하늘에 주먹을 내지르는 니시노야와 웃으며 동의하는 코모리. 카와니시는 리베로는 믿음직스럽지 않으면 감당하지 못하는 포지션인가, 라고 멍하니 생각했다.
"뭐, 그래도 귀신 역할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꽤 마음이 편해."
"모니와 군, 무서운 거 싫어해?"
"조금."
어깨를 움츠리는 모니와. 주위는 어둡고, 그야말로 담력 시험에 어울리는 분위기다. 그러나 희미하게 맡을 수 있는 바다 냄새와 기분 좋은 파도 소리가, 공포라기보다 조용한 시간을 강조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해안가를 따라가다 보니 산으로 들어가는 좁은 길이 나타난다. 완만하게 커브를 그리는 길은 그대로 산속으로 이어진다. 모니와가 손전등으로 그 앞을 비추고, 야쿠가 팔을 걷어붙이며 "가자."고 말했다.
"나, 이런 산 같은 곳에 오면 왠지 두근두근거려."
"도쿄에는 산, 없을 것 같고 말이지."
"미야기는?"
"많이 있어. 곰 같은 거 나와."
모니와가 그렇게 말하자, 야쿠와 코모리가 깜짝 놀란다. 도시인들에게는 산에 나오는 곰은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모양이다.
"저는 솔직히 그쪽이 무섭습니다. 유령보다."
덤덤하게 카와니시가 말한다. 섬이라 곰은 없지만, 그래도 역시 덤불이 흔들리거나 하면 자세를 취한다.
"그래도 유령이면 퇴치 못하잖아요? 곰은 할 수 있는데."
"아니, 곰도 무리인데?"
무슨 말을 하냐는 얼굴로 니시노야를 보는 모니와. 야쿠는 이번엔 즐거운 듯 걷는 코모리에게 화제를 돌렸다.
"코모리 군은 이런 거 괜찮을 것 같아."
"저 말인가요? 저는 그렇네요, 어렸을 때 돌았던 귀신의 집, 거의 키요오미와 함께였거든요."
코모리와 사쿠사가 사촌 관계라는 점은 야쿠도 막 안 참이다. 코모리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몹시 즐거운 듯 이야기했다.
"초등학교 축제 같은 곳에서 귀신의 집 같은 거 하잖아요. 그때 귀신 역할의 여자가 피를 뒤집어쓰고 놀래키러 왔는데, 그 녀석 그 여자를 쓰레기 보는 눈으로 보며 울려 버려서."
"거꾸로 말이지?"
"무서워! 사쿠사 군, 무서워."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리는 카와니시와 파랗게 질린 모니와. 사쿠사가 결벽증 기미가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그랬냐고, 야쿠는 혼자 납득하고 말았다. 도쿄의 강호라는 사이, 체육관에서 만나는 일은 자주 있었다. 예전에 화장실에서 우연히 본 그가 씻은 손을 닦지 않고 복도를 걷는 부원을 노려보듯 바라보던 것을 잘 기억한다.
"뭐, 그런 녀석과 같이 귀신의 집 들어가니까, 어느쪽인가 하면 귀신이 불쌍하다고 그쪽에 마음에 가 버리는 거죠."
싸아, 잎이 스치는 소리.
안개는 꽤 옅어졌다. 그때 니시노야가 손가락을 가리킨다.
"아, 저거 아니에요? 신사!"
올려다보자, 돌계단 위로 낡은 토리이가 보인다. 군데군데 나무가 벗겨져 있지만, 붉은 토리이다. 옆에 코마이누 같은 석조가 두 개.
모니와는 그 석상을 비춰보고, 오싹해한다.
"목이, 없어. 이거."
"악취미네요."
카와니시가 얼굴을 찌푸렸다.
두 개 있는 코마이누 중 하나는, 목 위가 없었던 것이다. 돌이 깨져 있다. 머리는 토리이 근처에 나뒹굴고 있었다.
"척척 촛불 두고 돌아갈까."
야쿠가 그렇게 말하며, 가져온 양초에 라이터로 불을 붙인다. 오렌지 색의 작은 불이 켜진 것을 확인하고, 사당 옆에 그것을 세웠다. 이끼로 덮인 작은 사당은, 신체일까.
"좋아! 가자."
제대로 촛불을 세우고, 돌아본다.
바닷바람에 등불이 살랑 흔들렸다.
*
2조: 이와이즈미・코노하・세미・히루가미・아오네・카게야마
"나, 이 조라 다행이야……. 이렇게 든든한 조는 없어……."
"오우, 다행이네."
"코노하 군, 이런 거 무리구나."
이와이즈미의 오른팔에 매달리며 코노하가 흐느낀다. 세미가 의외라는 듯 말했다.
조금 전 바람이 흔든 나뭇가지 소리에 펄쩍 뛰며 놀란 코노하가 목덜미를 이상하게 다쳤을 때, 이와이즈미는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코노하를 불쌍하게 생각했다. 자신이라고 담력 시험을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보다 못한 인간이 있는데다가 나머지 조원이 이래서야, 오히려 침착해지겠지.
"부동의 히루가미는, 이쪽 방면에서도 흔들리지 않는구나."
키가 큰 히루가미를 올려다보며 이와이즈미가 말한다. 그 호칭은 좋아하지 않지만, 이제 그 갈등도 떨쳐버린 것이다. 히루가미는 어깨를 으쓱였다.
"전혀요. 유령보다 인간이 더 무서운 파예요."
꾸벅, 하고 아오네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블로킹에 힘을 쏟는 다테 공고에 있어서, 히루가미의 블로킹은 연구 대상이다. 몇 번 비디오를 봤는지 모르는 상대와 지금, 같은 조에서 담력 시험을 치르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카게야마는, 옛날부터 무서운 얘기에는 흥미 없었지."
"제가 무서운 건 배구를 할 수 없게 되는 것뿐이라."
맨 끝을 걷는 카게야마가 이와이즈미를 바라본다. 유령 따위보다 훨씬 무서운 눈을, 가끔 카게야마는 보인다. 키타가와 다이이치 시절에 보아온 그보다는 둥글어졌지만, 그래도 역시 이와이즈미에게 카게야마는 요괴에 가까운 존재였다.
"뭐, 공포의 대상은 사람마다 다르겠지."
"뭔가, 굉장히 좋은 느낌으로 묶여 버렸지만, 나는 무서우니까요? 유령이 가장 무서우니까요."
떨고 있는 코노하를 이끌고 이와이즈미가 걷는다. 앞서가는 조와는 5분 늦게 합숙소를 나와,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바위를 박살내는 듯한 파도 소리가 낭떠러지 아래쪽에서 들렸다.
"그런데, 이 섬은 왜 쌍둥이섬이라고 불리는 걸까."
"어라, 쌍둥이의 시체가 묻혀있다는 얘기는?"
"그거, 그 쌍둥이의 거짓말 같다고."
"아, 그렇군요."
오던 중 페리의 갑판에서 언뜻 들은 대화. 끝을 듣기도 전에 떠나버린 히루가미지만, 그건 미야 형제의 거짓말이다. 쓸데없이 놀란 세미는 알고 있었다.
과연 그런 사정 있는 섬을 지자체가 매입하여 관리한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시체, 라는 말에 코노하의 안색이 더욱 나빠졌다.
"같은 섬이 하나 더 있는 거 아님까."
그렇게 말한 것은 카게야마였다.
이와이즈미가, 응, 중얼거린다.
"하긴, 그게 가장 그럴듯하지. 이것과 같은 섬이 어딘가에 있고, 그래서 쌍둥이섬인가."
"아니, 그런 섬 어디 있어? 페리에서도 보이지 않았잖아."
"안개가 심했으니까, 사실 있었는지도. 라퓨타 같은 느낌으로."
히루가미가 그렇게 말하며 하늘을 가리켰다. 코노하가 곤혹스러운 얼굴로 "너, 의외로 장난기 많구나." 라고 중얼거린다.
"하늘에 떠 있는 섬인가……."
이와이즈미가 올려다본 밤하늘은, 별 하나 없다. 그렇다는 것은 흐린 것이리라. 달빛도 없다. 말 그대로, 어둠이다. 코노하는 오싹해졌다.
"쌍둥이섬의 유래는 이제 됐으니까, 빨리 촛불 두고 돌아가자. 바로 돌아가자. 이제 당장이라도."
"알았어. 자, 산 보인다고."
산속으로 이어지는 길. 아득히, 멀리에서 작은 불빛이 점처럼 보인다. 아마 1조가 놓고 간 촛불일 것이다.
돌계단에 발을 딛자, 차가운 공기가 발목을 어루만졌다.
*
3조: 쿠로오・호시우미・엔노시타・킨다이치・히나타
"오, 발견―"
쿠로오 일행이 사당에 이르렀을 때, 이미 두 개의 촛불이 거기에 있었다. 길이가 다른 두 촛불은 짧은 것이 1조의 것, 긴 것이 2조의 것이다.
엔노시타가 세 번째를 그 옆에 놓고 불을 켰다.
"뭐야, 결국 여기까지 아무것도 없었잖아."
불만스럽게 말하는 호시우미. 이래선 사와무라의 말대로, 담력 시험이라기보다 그냥 산책이다.
"뭐, 이레귤러도 있고, 어쩔 수 없어."
엔노시타가 그렇게 말하며 일어선다. 이끼 낀 바위 사당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작았다.
"그래도 반대로, 귀신 역할이 없는데 뭔가 이상한 일이 생기면 그건 진짜라는 게 되지."
"힉, 그, 그만하세요!"
쿠로오의 불온한 말에 킨다이치가 토리이 밑에서 파랗게 질렸다. 가뜩이나 유령이 싫은데 겁주는 말을 하다니, 악취미라고 생각했다. 세이조라고 치면, 마츠카와가 유쾌범 중 한 명이다.
"그 코마이누의 목은, 과연 누가……."
"아니, 히나타! 야, 히나타!"
마침내 히나타가 경직되고 만다. 히나타 바로 옆에 있는 코마이누에는 목이 없다. 머리는 여전히 뒹굴고 있지만 만질 엄두는 나지 않는다. 목이 떨어진 채로 내버려 두는 것도 좋지 않지만, 용서해 줬으면 한다.
"뭔가 쓰여 있어."
그때 사당에 웅크린 엔노시타가 그렇게 말했다. 경직되어 있던 히나타와 필사적으로 히나타의 어깨를 흔들던 킨다이치가 휙 돌아본다. 호시우미가 엔노시타 옆에 웅크리고, 쿠로오가 그것을 위에서 손전등으로 비추었다.
"그림? 일까."
"뭔가 기분 나쁜 그림이네."
호시우미가 얼굴을 찡그린다.
사당의 돌에 새겨진 것은, 마치 무슨 그림 같았다. 날카로운 칼을 미끄러뜨린 듯한 흔적이 있다. 큰, 동물 같은 것과, 작은 막대기 같은 것.
"이거 인간 아냐?"
쿠로오가 그렇게 말했다. 확실히, 막대기 같은 것에는 네 개의 손발 같은 것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머리 같은 원도.
"그럼, 이거 인간이 먹히는 그림 아닌가요."
엔노티사가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들었다. 동물 같은 큰 물체가 잡아 올려 거꾸로 매달려 있는 막대기. 그것이 인간이라면, 이것은 그야말로 포식의 순간처럼 보인다.
막 불을 켠 촛불이 불규칙하게 흔들린다.
"……도, 돌아가지 않습니까?"
킨다이치의 말이 등뒤에서 던져진다. 히나타도 그 옆에서 붕붕 고개를 끄덕였다.
"……왠지 나도 좀 무서워졌어."
엔노시타가 쓴웃음을 짓는다. 아이처럼 뻗은 히나타의 손을 잡고, 엔노시타는 토리이를 빠져나간다. 굴러간 코마이누의 눈이 이쪽을 본 것 같아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뭔가가 있어."
호시우미가, 여전히 사당 앞에 선 채 그렇게 말했다. 빨리 돌아가자고 엔노시타가 재촉한다.
호시우미는 돌아보고, 묘한 표정으로 계단을 내려갔다.
"여기에는, 뭔가 있어."
"……뭔가라면?"
쿠로오가 의미심장하게 묻자, 호시우미는 후우, 크게 숨을 토해냈다.
"모르겠어요. 그래도 저 그림, 굉장히 싫은 느낌이 듭니다."
불길한 예감. 그것은 전원의 가슴 속에 있었다.
기분 탓이라고 하면, 그것뿐일지도 모른다.
"그만두지 않겠습니까? 이거."
사당에서 합숙소로 가는 길을 걸어 10분쯤 지났을 때다. 호시우미가 갑자기 멈춰 서서 그렇게 말했다.
"담력 시험, 그만두지 않겠습니까."
싸아, 파도 소리가 난다.
호시우미는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다.
"왠지, 잘 말할 수 없지만 역시 안 돼."
"심장이 뛰어?"
"네."
쿠로오가 말하자, 호시우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 그림을 본 후로 계속 싫은 예감이 든다. 무시할 수 있으면 좋았을 텐데, 그것은 호시우미에게 있어서 처음 느낀 감정이었다.
"……저도, 중지에 찬성합니다."
히나타와 킨다이치를 데리고 온 엔노시타도 그것에 동의한다. 애초에, 공포로 소리질렀어야 할 히나타가 계속 조용한 것도 이상하다. 정말로 위험해졌을지도 모른다고, 쿠로오도 마음속 어딘가에서 그렇게 생각했다.
"알았어."
쿠로오는 스마트폰을 꺼내고는, 이 합숙의 그룹을 열었다. 스케줄대로라면 아직 마지막 8조가 합숙소 앞에 있을 것이다. 7조가 출발한 지 3분쯤 지났을 무렵일까.
그러나, 쿠로오는 스마트폰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권외가 됐어."
"……네?"
엔노시타가 황급히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낸다. 여기에 왔을 때는 문제없이 이어지고 있었을 그것은, 역시 권외라는 문자를 나타내고 있었다.
"왜……."
어안이 벙벙하다. 호시우미가 갑자기, 왔던 길을 되돌아가 달리기 시작했다.
"야! 호시우미!"
"지금 당장 돌아가라고 할게요! 연결이 안 되면 직접 말할 수밖에 없어요!"
완만한 비탈길을 오르는 호시우미. 쿠로오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아아, 젠장!" 이라고 초조함을 드러냈지만, 엔노시타를 돌아보며 말했다.
"너희 세 명은 합숙소로 돌아가 8조에게 전해줘.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아무튼 나는 호시우미를 데려올 테니까, 부탁해."
"쿠, 쿠로오 씨!"
엔노시타가 외쳤지만, 쿠로오는 호시우미를 쫓아 언덕을 올라가 버렸다. 겁에 질린 후배 둘을 부축하며, 엔노시타는 생각한다. 그림을 보고 싫은 예감이 들었을 뿐. 단지 그것뿐이다. 권외도, 이렇게 외딴 섬이니 우연히 전파가 나빴을 뿐인지도 모른다.
그것뿐일지도 몰라.
하지만.
코마이누의 시선을 떠올려, 오싹 배가 시리다. 아무 일도 없으면 그것이 가장 좋다. 아무 일도 없길, 바랄 수밖에 없었다.
*
4조: 우시지마・오사무・사쿠사・타나카・쿠니미
타나카는, 근질거린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이 조의 분위기가 나름대로 안 좋기 때문이다. 우시지마와 사쿠사라는 괴물이 갖추어져 있는데도 완충재적 존재가 결여되어 있다. 사와무라나 엔노시타가 있어준다면, 하고, 담력 시험과는 다른 방향으로 배를 아파하고 있다.
"와카토시 군, 그거, 가지고 있으면 벌레가 꼬여."
선두를 걷는 우시지마의 뒤에서 사쿠사가 손전등을 가리켰다. 실제로, 돌아본 우시지마 주위에는 드문드문 벌레가 보인다. "줘." 라고 손전등을 받아든 사쿠사는, 뒤에 있던 타나카에게 그것을 건네주었다.
"아니, 왜 나야!"
"아니, 왠지 아무렇지 않을 것 같고, 그런 거."
"너…… 싸움을 걸고 있습니까……?"
무심코 응해버릴 것 같다. 그러나 여느 때처럼 말려줄 인재도 없다. 있는 것은, 모르는 척하는 쿠니미와 멍하니 길을 바라보는 오사무뿐. 타나카는 손전등을 움켜쥐고 벌레를 붕붕 털었다.
"아아, 젠장! 가자고!"
"미안. 살았다."
예의 바르게 인사하는 우시지마. 조용한 섬에 타나카의 외침이 작게 메아리쳤다.
"저기, 이제 촛불 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없으니까 돌아가지 않을래? 목욕하지 않으면 죽는데."
"아, 저도 동의합니다."
피곤한 시선으로 말하는 사쿠사와 조용히 손을 드는 쿠니미. 타나카의 이마에 핏대가 떠올랐지만, 오사무는 어깨를 으쓱일 뿐이다. 우시지마는 "촛불이 아깝다." 고 엉뚱한 걱정을 하고 있다.
밤, 벌레, 그리고 땀, 이라고 하는 3대고를 겪고 있는 사쿠사는 가뜩이나 기분이 나쁘다.
타나카는, 자신의 제비를 원망했다.
"안 돼! 여기서 우리만 돌아가면 협조성이 없는 반이라고 생각되잖아!"
"협조성."
"뭘 처음 듣는 말처럼 말하는 거야. 네 사전에도 있겠지만……."
빌려온 고양이 같은 얼굴이 되는 사쿠사. 타나카는 평소와는 다른 자신의 역할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산은 이제 바로 근처야! 모처럼 여기까지 왔으니까, 적어도 할 일은 하고 돌아가자고."
"뭐, 그건 내도 그렇게 생각한다."
여기에서 드디어 오사무가 목소리를 낸다.
"절반까지 와서 아무것도 없이 돌아가도, 재미없지 않나."
"맞아! 잘 말했다! 미야 트윈즈!"
"지금은 혼자지만."
이러쿵저러쿵하며, 결국 사당까지 걸어간다. 사쿠사는 여전히 바닥 같은 텐션이다. 이 합숙에도, 코모리가 무리해서 끌고 온 모양이다. 사쿠사를 다룰 줄 아는 그 리베로도 괴짜일지도 모른다고 타나카는 혼자 생각했다.
"오, 촛불 있네."
"우리가 4조니, 앞조는 전부 도착한 것 같군."
우시지마가 촛불을 센다. 수는 정확히 맞다. 역시 도중에 내던지려고 한 것은 자신들뿐이었다고, 타나카는 한심스러워졌다.
"목 없는 코마이누라니, 분위기 있네요."
의욕 없는 듯 쿠니미가 말한다.
오사무는, 떨어진 코마이누의 목을 보고 말했다.
"키타 선배라믄, 이런 거 금방 고칠 텐데."
"뭐……. 제정신?"
"그 사람은 그런 사람이다."
질린 듯한 사쿠사에게, 오사무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한다. 키타라면 "불쌍하구마." 라든가 말하며 목을 세워주고 말 것이라고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이건 고치는 쪽이 좋나?"
"그만둬, 와카토시 군. 저주받을 거야."
"그렇군. 그건 싫다."
얌전히 손을 움츠리는 우시지마.
결국, 네 번째 촛불이 사당 앞에 늘어섰다.
*
5조: 텐도・키타・보쿠토・아즈마네・야하바
바보인가, 야하바는 생각했다. 선배라는 것은 제쳐두고, 아니, 바보구나, 라고 결과 단언하기에 이른다.
이런 도중에 괴담을 시작하다니 바보다.
"그리고 그때, 돌아본 그녀의 어깨에는 피에 젖은 긴 검은 머리가앗!"
"갸아악! 무서워!"
"잠깐. 그 유령, 남자 아니었나?"
손전등을 장난감처럼 아래에서 비추는 텐도는 의기양양하고 『일인 백물어』가 되는 것을 시작했다. 길 내내 괴담뿐이고, 참고로 이것은 아직 일곱 번째다.
같은 조의 보쿠토는 텐도의 괴담에 일일이 큰 리액션을 돌려주고 있고, 멀쩡한 줄 알았던 키타도 텐도의 이야기를 듣고 이상한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의외로 제대로 되지 않았던 다른 선배들에, 야하바는 말리는 것을 포기하고 되도록 괴담을 듣지 않으려고 애썼다.
"괴, 괴괴괴괴굉장하네, 모두. 이, 이런 때에 무서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니……."
그치, 상냥하게 웃어 오는 아즈마네. 부드럽게 해주려는 배려는 사무치게 느껴진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야하바 이상으로 그가 무서워하는 것 또한 사무치게 느껴져, 야하바는 쓴웃음을 돌려줄 수밖에 없었다.
(적어도, 적어도 누군가 세이조의 선배…… 그 오이카와 선배라도 좋으니 누군가…….)
진심 어린 야하바의 소원은 가슴 속에서 사라졌다.
이 중에서는 아즈마네가 가장 멀쩡하지만, 어쨌든 초가 붙는 겁쟁이다. 시합에서는 사회인 수준의 스파이크를 보여주는, 코트를 낀 자신도 알 수 있는 믿음직한 에이스인데, 라고 그의 갭을 생각하며 합장했다.
"오옷, 여기일까?"
일인 백물어를 중단하고 텐도가 위를 비춘다. 돌계단과, 그 위에 토리이가 보였다. 촛불의 빛이 조금씩 흔들린다.
경쾌한 스텝으로 돌계단을 뛰어오르는 텐도는 양옆의 코마이누를 보고 중얼거렸다.
"머리 없는 코마이누."
"갸아아아아악!"
마침내, 아즈마네가 비명을 지르며 돌계단 도중에 웅크렸다. 여덟 번째가 시작됐나 생각했는데, 다르다.
"아, 미안, 미안. 아냐. 여기 있다니까. 머리 없는 코마이누."
"거기에……? 기다려, 그쪽이 더 무서워."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아즈마네가 계단에서 떨어지진 않을까, 야하바는 조마조마했다. 보쿠토가 흥미진진하게 코마이누에게 다가가, 그 절단된 목을 쓱 쓰다듬었다.
"우와, 진짜 없어! 목이!"
"불쌍하구마."
키타는 그렇게 중얼거리더니, 굴러가는 머리를 한 번 쳐다본다. 텐도가 소리 없이 웃으며 말했다.
"이런 건 만지는 거 금지기도 해."
"그러나? 케도, 계속 목이 없으믄 신도 기분 나쁠 기다."
키타의 말에 보쿠토가 끄덕인다.
"확실히! 머리는 연결되어 있는 편이 좋아!"
보쿠토는 굴러다니는 머리를 들어올렸다. 보쿠토의 힘으로도 상당한 무게가 있다. 키타도, 심지어 텐도마저도 그것을 도와 코마이누의 머리를 옮겼다.
"아니아니아니, 진심입니까? 그냥 놔두죠."
"선행은 보답받는 거야~"
"잘도 만지네……."
완전히 질린 야하바. 말리려고 해도, 이제 야하바는 세 명을 막을 길이 없다. 결국 코마이누의 목은 제대로 원래 있던 자리에 놓였다. 절단면도 딱 맞는다. 기분 탓인지 코마이누의 얼굴도 변한 것처럼 보였다.
"이제 목 떨어뜨리믄 안 된다."
키타가 그렇게 말하며, 석상 위의 낙엽을 털어냈다.
"그럼 덕도 쌓았고, 촛불 놔두고 얼른 돌아갈까."
텐도의 말에 아즈마네가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불을 밝힌 촛불은 부드러운 온기를 가지고 작게 흔들린다. 다섯 번째 촛불이 사당 앞에 늘어섰다.
안개가, 짙어졌다.
*
6조: 오이카와・스가와라・후타쿠치・스나・야마구치・고시키
"뭔가 말이야, 안개, 짙어지지 않았어?"
선두를 걷고 있던 오이카와가 돌아본다. 애써 아무렇지도 않게 말할 생각이었지만, 그 말은 예상외로 공기를 얼렸다.
"바보, 무슨 소리야~! 그럴 리가, 없……."
슥슥 오이카와의 등을 두드린 스가와라는, 주위를 둘러보고 말문이 막혔다. 오이카와가 그런 스가와라의 반응을 보고 말한다.
"잠깐, 그 리액션 그만해!? 나도 왠지 좀 무서워졌잖아!"
"아니, 미안. 근데 정말 그런걸."
기분 탓인지, 시야가 흐리다. 방금 전까지 보이던 길의 끝이 하얗게 보인다.
"언령 아니에요? 오이카와 씨가 안개 짙다고 말하니까."
"후타쿠치 군은 나를 대하는 태도가 왜 그래?"
내뱉듯 말하는 후타쿠치에게 대드는 오이카와. 그런 두 사람의 사이에 낀 스나는, 마이동풍이다.
"섬에 도착하기 전에도 안개 짙었고, 이 근처, 그런 기후 아닌가요."
"확실히 섬에 가까워지자마자 안개가 짙어졌고요."
스나의 말에, 겁에 질려 있으면서도 야마구치가 그렇게 대답한다. 멀미와 싸우면서도 착안 직전의 기후 변화는 야마구치도 기억하고 있었다.
"안개에 뒤덮인 섬은, 정말 아니지 않나요……."
파랗게 질려 떠는 고시키. 멀미도, 공포 체험도 미안했다.
"이대로 가도 될까. 뭐, 아직 허용 범위지만."
"위험하면 쿠로오가 연락했겠지. 뭐, 발밑이 보이지 않는 것도 아니고."
"이 정도라면 오히려 분위기 있고 좋잖아요."
불온한 분위기를 느끼면서도 발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안개는 더욱 짙어지고 있다.
몇 분 걸어보고, 역시 오이카와는 다시 한 번 멈춰 섰다.
"저기, 잠깐, 이거 말이야……."
"아무것도 안 보이네."
옅었던 안개는 불과 몇 분 만에 짙은 안개로 변했다. 이건 담력 시험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돌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오이카와가 스마트폰을 확인했지만, 거기에는 권외 문자가 있었다.
"어라? 권외가 되었어."
"……정말이다."
스가와라가 스마트폰을 높이 들었지만, 무의미했다. 야마구치가 팔을 쓸어내린다. 안개 속은 추웠다.
"아파, 뭔가 찼는데."
그때, 후타쿠치의 발에 뭔가가 맞았다. 주워보니 그것은 찌그러진 간판 같다. 두 손으로 주울 수 있을 정도의 크기의 그것은, 페인트가 벗겨져 있었지만 적혀 있는 글자는 읽을 수 있었다.
"출입 금지……."
고시키가 읽어 내려간다. 간판에는 그렇게 적혀 있다.
"우리, 혹시 미아가 된 느낌?"
"혹시가 아니라 아마 그럴 거야."
스가와라가 스마트폰의 라이트와 손전등을 두 개 맞추어 주위를 비춘다. 걸어야 할 길은 사라지고, 땅은 풀숲이다. 역시 안개가 옅게 끼기 시작한 시점에 돌아갔어야 했던 것이다.
그런 걸 생각해도, 이미 늦었다.
"이거 꽤 외통수죠?"
스나가 말한다. 후타쿠치는 얼굴을 찡그렸다.
"길도 없고, 스마트폰도 안 되고, 완전 막혔어."
"안개가 멎을 때까지 여기에 있을 수도 없고."
오이카와도 스마트폰의 라이트를 켜지만, 이 짙은 안개에서는 어쩔 수 없다.
그때, 유심히 주위를 살피던 야마구치가 안개 속을 응시했다.
"……저기, 저쪽, 뭔가 있지 않나요?"
"저쪽?"
스가와라가 돌아본다. 들리는 것은, 아래로부터의 파도 소리. 이곳은 절벽 근처일 것이다. 너무 움직이는 것은 위험하다. 조금 전의 출입 금지 간판도 있어, 일동은 한발 한발 발 밑을 확인하듯 앞으로 나아갔다.
야마구치가 말한 방향으로 검고 커다란 그림자가 보인다. 바다 건너, 이곳에서는 거리가 멀다.
싸아아,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 요란하게 나무가 신음하는 소리. 그리고, 차가운 손으로 어루만지는 듯한 습기 찬 바닷바람.
"뭐야, 이거."
오이카와의 목소리가, 쉬었다.
섬이다.
바다 건너, 섬이 있었다.
안개 속에 떠오르는 그림자는, 어딘가 섬뜩하고 무섭다. 검은 덩어리 같은 그것은 그래도 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거대한 그림자가 안개에 떠오르며, 바닥에 서늘해지는 듯한 공포가 있었다.
"……저, 저기, 이거."
스가와라의 셔츠를, 고시키가 잡아 끈다.
그곳에 있던 것은, 너덜너덜한 현수교였다. 그제서야 후타쿠치는 출입 금지 입간판의 의미를 이해했다.
"또 하나의, 섬……."
야마구치가 중얼거린다.
두 개의 섬.
쌍둥이섬.
이웃한 두 섬을 잇는 다리는, 마치 생물처럼 바닷바람을 맞으며 삐걱거렸다.
*
7조: 사와무라・마츠카와・시라부・코즈메・쿄타니
걷기 시작한 지 몇 분만에, 곧바로 이변을 깨닫는다.
"안개가 엄청 짙어졌네."
사와무라가 전방을 비추며 말했다. 몇 미터 앞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합숙소를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예고도 없이 갑자기 날씨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일단 돌아갈래?"
마츠카와가 후방을 가리켰다. 지금 돌아가면, 합숙소에는 8조가 있다. 그들도 이 안개를 눈치챘을 터.
"그래. 쿠로오에게도 연락해 볼게."
그렇게 말하며 사와무라가 자신의 스마트폰을 보면, 권외라고.
"……어라. 내 거, 권외인데."
"거짓말? 아까까지 전파 터졌는데."
마츠카와가 들여다보지만, 확실히 전파는 없다. 코즈메와 시라부가 서로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고개를 흔들었다.
"안 돼. 모두 핸드폰 죽었어."
"왜지? 바로 몇 분 전까지 쓸 수 있었는데."
사와무라가 스마트폰을 조작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짙은 안개의 타이밍에 휴대전화가 연결되지 않게 된다니, 섬뜩하다. 담력 시험 중이기도 해, 소름이 돋았다.
쿄타니가 우뚝 선 채로 킁, 코를 문질렀다.
"냄새."
"……그런가?"
마츠카와가 그를 따라 공기를 마시지만, 냄새를 딱히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쿄타니는 코가 좋은 모양이다. 그에게는 느껴진다. 은은하게 바닷바람에 섞이는, 쇠 냄새가.
"……."
피 냄새, 라고 말하지 않은 것은 쿄타니 나름대로 생각하는 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담력 시험의 분위기에 감화되어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야, 이런 곳까지 피 냄새가 풍겨온다는 것 따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저기, 돌아가자."
코즈메가 그렇게 말했다.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
"뭔가, 기분 나빠."
시라부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진저리를 친다. 싫은 예감이 들었다. 빨리 합숙소에 돌아가 목욕하고 자고 싶다.
그때, 안개 속에서 커다란 소리가 들렸다.
공기를 갉아먹는 듯, 또렷한 그것이 비명임을 누구라도 알 수 있었다. 누구의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저기, 지금 거."
코즈메가 되돌아본다. 사와무라는 전신에서 싫은 땀이 나오는 것을 느낀다.
"누군가…… 무슨 일이 생긴 거 아냐."
마츠카와는 자신이 말하면서도, 무슨 일이냐니 뭐야, 위험한 예감을 떨쳐 버린다. 어쨌든 지금은 합숙소로 돌아가는 게 먼저다.
"……빨리."
쿄타니가, 드물게 재촉한다. 안개가 짙어서 달릴 수 없다. 손전등으로 발치를 비추며 나아가지만, 쿄타니는, 뭔가를 두려워하는 듯했다.
"빨리 가."
다시 한 번 재촉당한다. 맨 앞을 걷던 시라부의 손목을 잡고, 억지로 걷기 시작한다.
"잠깐, 아프잖아……!"
"빨리 가!"
쿄타니는 거의 외치고 있었다.
짙은 안개가 뒤덮듯 움직인다. 마치 생물처럼, 차가움이 살갗을 얼릴 듯했다. 순간 코를 스치는, 피의 냄새.
"뭐, 뭐야, 이거!"
"달려! 됐으니까 달려!"
이제 시야가 나쁜 것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어쨌든 이 짙은 안개로부터 도망치고 싶어, 사와무라 일행은 필사적으로 달렸다. 도중, 코즈메가 발을 헛디뎌 넘어졌지만 마츠카와가 곧바로 잡아당긴다. 무릎에서 번진 피를 신경 쓸 여유도 없다.
조금 전 들린 비명. 갑자기 짙어진 안개. 그리고 피 냄새.
불길한 예감이 머리를 스친다.
"하아, 하아."
숨이 차다. 가슴이 뛰어, 이제 어떻게 될 것 같았다.
바로 뒤에, 그것이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 쿄타니 일행은 알 수 없다.
그러나, 있다는 것만은 알았다.
"젠장……!"
시라부의 손을 끌며, 오로지 달린다.
바로 몇 분 전에 본 실내등이 희미하게 안개 너머로 보였다.
*
8조: 하나마키・아츠무・아카아시・하이바・코가네가와・츠키시마
피곤한 얼굴의 코즈메를 배웅한 지 3분 정도 경과하고 있다. 앞 조가 가고, 5분 후에 다음 조가 합숙소를 나선다. 이를 반복해, 드디어 합숙소에는 하나마키 일행 8조만 남게 되었다.
"겨우네. 이젠 인원 너무 많아서 출발까지 얼마나 오래 걸렸냐는 얘기."
"슬슬 1반이라든가, 빠르면 돌아올 때 되지 않았심꺼?"
아츠무가 반대편을 바라보며 눈을 치켜뜨지만, 현재로서는 1조가 돌아올 기미는 없다. 귀신 역할도 없으니 크게 재밌는 일 없이, 모두 돌아올 것이다. 담력 시험이라니 기가 막힌다고, 아츠무는 웅크리고 앉아 모래를 손가락으로 집었다.
"……."
"아카아시 씨, 무슨 일 있습니까?"
무언가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아카아시에게, 츠키시마가 말했다. 아카아시는 자신이 보던 일기 예보 화면을 츠키시마에게 보인다.
"아니, 도쿄는 계속 날씨가 맑으니까, 페리가 나오지 않을 리가 없는데."
"확실히 그렇네요."
아카아시의 화면에 표시된 것은, 오늘 하루 관동의 날씨다. 지금 현재도 포함해, 계속 맑다. 타케다 일행이 타고 오는 페리는 출항해도 될 터다. 뭐, 완전한 리얼 타임도 아니고, 갑자기 비가 올 가능성도 있다. 별로 신경 쓸 일은 아니라며 아카아시가 스마트폰을 넣으려고 할 때, 지금까지 서 있던 전파가 한꺼번에 꺼졌다.
"어라."
"시간인가요? 슬슬 갑니까?"
아카아시의 소리를 출발로 착각한 하이바와 코가네가와가 일어섰다.
"아니, 갑자기 전파가 사라져서."
"전파란 그렇게 갑자기 사라지는 기가?"
어디어디, 하고 아츠무도 자신의 스마트폰을 확인하지만, 확실히 권외가 되어 있다.
전파가 점차 약해져 하나씩 줄어든다면 이해가 간다. 그러나 이렇게 갑자기 제로가 되는 일이 있을까. 실제로, 방금 전까지 아카아시는 일기 예보를 보고 있던 것이다. 그게 지금은 열리지 않는다.
"아카아시 씨, 5분 됐어요!"
알람이 출발을 알린다. 하이바가 알림을 멈췄다. 시간이다.
하지만, 아카아시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왜 그래. 뭔가 신경 쓰여?"
하나마키가 다가온다. 전파 정도는 흔한 일이다. 그렇게 신경 쓸 일이 아니다. 외딴 섬이니 전파도 불안정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떨림은 뭐지?
"보세요, 안개가."
그때, 츠키시마가 그렇게 말하며 전방을 가리킨다.
안개가, 짙어지고 있다. 그것도 자꾸자꾸. 마치 무언가를 덮으려는 듯.
"……이 안개면, 담력 시험을 하고 있을 때가 아냐."
하나마키가 시계를 본다. 7조가 출발하고 5분. 벌써 1조 정도는 촛불을 놓았을 것이다. 코가네가와가 아쉬운 듯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저희만 담력 시험 없어요?"
"아까까지 그렇게 무서워했잖아."
"윽, 그건, 그렇지만!"
막상 가지 못하면 그건 그것대로 허전한 곳이 있다.
"그래도, 권외면 연락도 안 돼요."
통지를 하고 싶어도, 연결이 안 된다.
아카아시는 후우, 숨을 토했다.
"이 날씨면 모두 중단하고 돌아올 거야. 우리도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럼 먼저 안에서 기다릴까."
"결국 가지 않나. 재미 없어!"
"뭐―! 정말 가지 않습니까?"
"이 안개 속에서 미아가 되어도 괜찮다면, 잘 다녀와."
방긋 하나마키에게 미소를 지으며, 하이바와 코가네가와는 말없이 합숙소로 들어갔다. 아츠무는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 했지만, 잠자코 돌아선다.
츠키시마가 입구에서 밖을 내다보았다.
"츠키시마, 왜 그래?"
"아니……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출항하지 않는 페리.
갑자기 짙어진 안개.
이어지지 않는 전파.
츠키시마는 여기에 없는 친구들의 얼굴을 떠올린다.
"……확실히 그렇지. 그래도 아직은 그냥 안개야."
그렇게 말하고 아카아시는 츠키시마의 어깨를 두드린다. 모든 것은 예감에 지나지 않는다.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직.
"야!"
그때, 입구에 한꺼번에 달려오는 그림자가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던 하나마키와 하이바, 코가네가와가 돌아본다.
얼굴이 창백한 쿄타니다. 오른손에는, 시라부가 숨을 헐떡이며 반쯤 끌려가듯 쓰러져 있다.
"잠깐, 무슨 일 있었어!?"
심상치 않은 후배의 모습에, 하나마키가 동요를 감추지 못하고 달려갔다. 하이바와 코가네가와가 시라부를 부축해 일으켜 세운다. 시라부의 얼굴도 창백했다.
"하아, 하."
"코즈메!"
뒤늦게 뛰어들어온 것은 코즈메. 무릎에서 피를 흘리고 쓰러진다. 아츠무가 무슨 소동이냐고 얼굴을 내비치고, 경직되었다. 아카아시와 츠키시마가 달려온다.
"코즈메,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끊기는 호흡 사이로, 코즈메가 뒤를 가리킨다. 단어만의 언어로, 아카아시는 코즈메의 입에서 "사와무라." "마츠카와."의 단어를 들었다.
"사와무라 선배와 마츠카와 씨에게 무슨 일 있었습니까?"
츠키시마가 코즈메의 어깨를 잡는다. 쿄타니가 뒤돌아보고, 질겁했다.
"……없나."
아카아시가 밖으로 나간다.
아무도 없다. 있는 것은, 짙은 안개뿐이다.
"없어."
고개를 젓는 아카아시. 시라부가 바닥에 손을 짚고 침을 삼켰다.
"피 냄새가…… 안개와 함께, 났어."
"피? 무슨 일이야?"
혼란스러울 것이다. 말투가 이상했지만 시라부의 의식은 또렷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자세히 설명해 줘."
아츠무가 시라부를 내려다본다. 그러나 그 말씨에는 상냥함의 편린이 있었다.
"안개가 짙어진 순간, 피 냄새가 나서, 있다, 는 것을 알았어."
"이, 있다니, 뭐가……."
겁먹은 모습의 하이바. 코가네가와에 기댄 시라부는 얼굴을 감쌌다.
"몰라……! 하지만, 뭔가가 있었어. 그건 확실하게 말할 수 있어……."
"우선 의무실에서 쉬어. 쿄타니도, 코즈메도."
하나마키가 그렇게 말하며 세 사람을 데리고 의무실로 향한다. 아츠무와 코가네가와도 따라갔다.
남겨진 츠키시마, 아카아시, 그리고 하이바 세 사람은 조심조심, 입구에서 밖을 바라본다.
피 냄새, 라고 시라부는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냄새가 나지 않는다. 나는 것은 바다 냄새뿐이다.
츠키시마가, 시계를 보며 말했다.
"1조, 돌아오는 거 늦지 않습니까?"
"……확실히."
아카아시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섬은 한 시간이면 한 바퀴 돌 수 있다. 귀신 역할이 없으니 40분이면 충분할 터. 이미 1조가 이곳을 떠난 지 40분 이상은 확실히 경과하고 있다.
셋이, 밖에 나간다. 1조가 돌아올 터인, 출발과는 반대 방향으로 달렸다. 아까보다 안개는 옅다. 피 냄새도, 나지 않는다.
"아, 저거."
한참을 달리자 하이바가 길 위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는지, 파랗게 질려 손가락을 찔렀다.
땅바닥을 굴러다니고 있던 것은, 손전등. 그리고 누군가의 스마트폰.
아카아시가 들어 올린다. 화면이 깨져 있었지만 망가지지는 않은 모양으로, 버튼을 누르자 잠금 화면이 떴다. 카라스노의 1학년, 다섯 명의 집합 사진이다.
"……히나타 겁니다."
츠키시마가 말했다.
그 목소리는, 어두운 색이 있었다.
"일단 돌아가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해야 해."
아카아시가 그나마 냉정을 담은 듯한 어조로 그렇게 말했다.
굴러다니던 손전등과 히나타의 핸드폰을 가지고 셋이서 합숙소로 돌아간다. 의무실에는 여전히 안색이 나쁜 쿄타니, 시라부, 코즈메 세 사람이 침대에 누워 있었다.
하나마키와 아츠무는 수도에서 가져왔는지 물이 담긴 컵을 들고 있었다.
"어땠어? 밖."
"안됩니다. 아무도 없어요. 다른 조가 돌아올 기미도 없고."
아카아시가 그렇게 말하자, 하나마키가 긴장한 표정으로 "그런가." 라고 중얼거린다.
살짝, 손전등과 스마트폰을 테이블 위에 놓는다.
"떨어져 있었어요. 여기에서 멀지 않아요. 히나타의 스마트폰인 것 같아, 아마 3조입니다."
"……빌어먹을, 뭐가 어떻게 된 거야."
하나마키가 머리를 감싸쥔다. 그것은, 누구나 알고 싶은 것이었다.
"괴기 현상…… 지금으로서는 그게 가장 설득력 있어."
"진짜 담력 시험이라는 거냐고. 웃기지 마."
시라부가 침대 시트를 움켜쥔다. 그 짙은 안개 속에서의 공포는,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괴기 현상, 그렇겠지.
그것은 분명 이 세상의 것이 아니다.
"……어디 간 거야, 모두."
매달리는 듯한 하나마키의 목소리는, 유난히 조용한 의무실로 빨려 들어갔다가, 사라졌다.
*
조 배정 일람
・1조 모니와, 야쿠, 니시노야, 카와니시, 코모리
・2조 이와이즈미, 코노하, 세미, 히루가미, 아오네, 카게야마
・3조 쿠로오, 엔노시타, 호시우미, 히나타, 킨다이치
・4조 우시지마, 오사무, 사쿠사, 타나카, 쿠니미
・5조 텐도, 키타, 보쿠토, 아즈마네, 야하바
・6조 오이카와, 스가와라, 스나, 후타쿠치, 야마구치, 고시키
・7조 사와무라, 마츠카와, 쿄타니, 코즈메, 시라부
・8조 하나마키, 아카아시, 아츠무, 츠키시마, 코가네가와, 하이바
총 4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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