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어디에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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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이 쇼핑몰은 어디에 있습니까
당신은 그 쇼핑몰을 걷고 있습니다. 휴일 낮인데도 불구하고 그곳에는 사람 한 명 없습니다. 손님은 물론, 점원조차.화려한 입구가 늘어진 무인 가게의 풍경이 계속해서 이어집니다.당신은 서서히 공포에 휩싸여 아무도 없는 쇼핑몰 안을 달리기 시작합니다. 출구로 향하고 있을 터인데, 언제까지라도 도착할 수 없습니다.소리를 지르며 손을 휘둘러 도움을 요청합니다. 당신의 손이 진열된 상품에 닿아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집니다.누구라도 좋아, 도와줘. 그런 말을 외치며 당신은 그 자리에 무너져 내립니다.잠시 후 주저앉은 당신의 머리 위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립니다.“손님……. 폐가 될 테니.”당신은 오랜만에 들은 사람의 목소리에 기쁨과 안도가 가득한 얼굴로 그 목소리의 주인을 올려다봅니다.그 남자는 쇼핑몰의 경비원..
19. ○ 와타라이 소우타의 이야기 쇼핑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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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이 쇼핑몰은 어디에 있습니까
일요일. 와타라이 일가는 모두 함께 그 쇼핑몰을 방문했다.스즈카는 오랜만의 외출이 신이 났고, 그 표정은 밝았다. 생각해 보면 스토커 교사 사건 후부터 오락다운 오락이 없었으니 무리도 아니었다.양손에 쇼핑백을 든 오빠의 팔을 잡아당기는 여동생을, 어머니와 할머니가 조금 뒤에서 지켜보고 있다.――평화로웠다. 미리 에마의 말을 듣지 않았다면 아무런 걱정도 없었을 것이다.스즈카로부터 ‘쇼핑몰에 가고 싶다’는 말을 들었을 때, 소우타의 뇌리에 지나간 것은 당연하다고 해야 할까 에마의 이야기였다. 실종된 친구의 어머니―― 사람이 사라지는 장소.그런 곳에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여동생을 데려가는 것은 거부감이 있었다. 하지만 천진하게 가고 싶은 가게를 말하는 스즈카의 얼굴을 보면 그것에 찬물을 끼얹는 말은 할 수 없었..
18. 음악당 사와이 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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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이 쇼핑몰은 어디에 있습니까
음악당 사와이 악기는 기타나 피아노를 중심으로 한, 악기와 연주를 위한 악보 등을 취급하는 악기점입니다. 입구에는 시험 삼아 연주할 수 있는 피아노가 놓여 있어, 가끔 아이가 장난스럽게 건반을 두드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당신이 가게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면 가게의 안쪽, 당신이 있는 위치에서는 사각이 된 장소에서 가락이 맞지 않는 피아노 소리와 그것에 맞춰 노래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이 쇼핑몰은 이상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뽀롱, 뽀롱하고 불규칙한 건반이 불쾌한 멜로디를 연주합니다.“사람이 사라진다, 제물이 된다, 그런 일이 좋을 리 없어♪”당신은 호기심에 연주자를 들여다보고 그 역겨운 모습에 숨을 삼킵니다.피아노를 치는 여자의 머리는 흉측하게 도려져 있어,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좌우로 흔들..
17. 피아노 전시품의 벽보 (주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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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자유롭게 연주하세요 ♪ ※ 아래의 주의 사항을 지켜 주세요.・동영상 촬영, 각종 동영상 사이트 등으로의 업로드는 금지입니다.・연주 시간은 1인당 5분을 기준으로 해 주세요.・자녀가 연주하는 경우 보호자의 보호도 함께해 주세요.・머리가 찌그러진 손님에 의한 연주는 금지됩니다.・피를 뿌리며 연주하는 것은 금지됩니다.・상기의 민폐 행위가 발견될 경우, 스태프가 신속하게 대처합니다.
16. ○ 와타라이 소우타의 이야기 사람이 사라지는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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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내린 후 대충 들어간 패스트푸드점에서, 말을 마친 에마는 뜨거운 코코아 컵으로 손끝을 데우며 고개를 숙였다.“그 이후 사쿠라도 울적해져서. ……제대로 연락도 되지 않아.”“그렇, 구나.”학교에 있을 때는 억지로 밝게 행동했을 것이다. 컵을 든 에마의 손이, 약간 떨렸다. 소우타는 위로할 말도 찾지 못한 채 그저 시선이 방황했다.“……들어 줘서 고마워. 누구한테 얘기해도 착각이라고 말하니까, 부정하지 않고 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기뻤어.”에마는 어색하게 미소 지으며 코코아 컵을 입가에 가져다 댔다. 한 모금 마시고 한숨을 내쉬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와타라이 군은 거기서 뭘 봤어?”“나는…….”소우타는 펫숍에서 본 기분 나쁜 동물과 그것이 한 말을 이야기해 주었다.에마는 커다란 눈망울로 그의 얼..
15. 혼다 에마의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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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건, 어렸을 때부터 신세를 진 그림 교실의 선생님이야. 모리시타 치호코 선생님이라는 여자분.유치원 때부터 친한 친구의 엄마라서 말이야. 그 인연으로 교실에 다니게 됐어. 부모끼리도 친해서, 온 가족끼리 어울렸지.그날, 2주 정도 전이네. 사쿠라――치호코 선생님의 딸 사쿠라와, 나와, 치호코 선생님 셋이서 그 쇼핑몰에 그림 재료를 사러 갔었어. 쇼핑몰 2층에 문구점이 있잖아? 거기의 유채화 코너.좀처럼 모두의 일정이 맞지 않아서 평일 밤, 꽤 늦은 시간―― 저녁 7시 정도에 집합이었어. 나는 부모님이 쇼핑몰까지 데려다주셔서 선생님과 사쿠라와 합류했어.얼마 전에 사쿠라와 나, 콩쿨에 낼 작품을 다 그리기도 해서 그 회식도 겸했던 거야.그래서, 그림 재료를 사서, 셋이서 밥 먹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14. 찾습니다 (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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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습니다 카메라를 향해 미소짓는 중년 여성의 사진이 인쇄되어 있다. 이름: 모리시타 치호코나이: 44세11월 5일에 외출한 뒤부터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실종 시 복장은 베이지색 트렌치코트, 흰 치마, 갈색 부츠로 주홍색 가방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족 일동이 찾고 있습니다.뭔가 정보가 있으신 분은 XX 경찰서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경찰서의 전화번호가 기재되어 있다.) ※ 벽보 하단에 다음과 같은 글자가 쓰여 있다. 제물은 무엇입니까왜 그런 택배를 보낸 겁니까신이 된다는 게 무슨 뜻입니까어머니를 돌려 보내 주세요
13. ○ 와타라이 소우타의 이야기 행방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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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삼삼오오 동아리 활동이나 위원회에 나가는 급우들을 배웅하고, 소우타는 에마를 불러 세웠다.결국 그 후 에마는 항상 여자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어 이야기를 나눌 틈이 없었기 때문이었다.“아아, 응. 오늘 아침 얘기구나. ……미안해. 신경 쓰이는 말투였지.”에마는 약하게 미소 지었다. 어깨에 걸친 가방의 손잡이를 강하게 쥐어, 그 형태가 꾸깃꾸깃해지고 있다.“……있지, 같이 돌아갈래? 이웃이라는 것도 알았고.”그렇게 말한 에마는, 주저하면서도 말하고 싶은 욕구를 뒤섞은 미묘한 표정으로 소우타를 올려다보았다. * * * 두 사람은 나란히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버스 정류장까지 걸었다. 겨울의 차가운 바람이 안면에 닿아 소우타의 콧등을 붉게 물들였다.“와타라이 군은 동아리 활동 안 해?”“아, 저번..
12. 여성 의류 Luréva (르 레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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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réva (르 레바)’는 그 쇼핑몰 2층에 있는 여성 의류 매장입니다. 얼굴이 없는 두 개의 마네킹이 입구에 서서 상품을 몸에 걸치고 어필하고 있습니다.타깃 연령대는 20~30대. 사무실에서 착용할 수 있을 것 같은 컨버티브한 패션 아이템을 갖추고 있습니다.매장 안에는 탈의실이 하나밖에 없어, 휴일에 혼잡할 때는 탈의실 대기 정리권이 배부됩니다.가게 안을 둘러보던 당신은 한 젊은 여성이 점원에게 화내고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저기, 탈의실 아직도 안 비었어?”“죄송합니다. 이후로 두 분이 기다리고 계셔서…….”“아직도 둘이나 있어? 벌써 15분이나 기다렸는데!”분명하게 초조한 모습의 여성은, 목소리를 높이다가―― 문득 시선을 사용 중인 탈의실 안쪽으로 옮깁니다.“뭐야, 방이 하나 더 있잖아.”“……..
11. 탈의실 고장 중의 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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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 중 ※ 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