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큐/태양은 모순되어있다

쿠니미 군과 히나타 군과, 오인

ykh_t 2022. 1. 5. 03:29

国見くんと日向くんと、取違え【HQホラー】 | おしお #pixiv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9936452


맴맴 매미가 우는 소리가 들린다.

해는 벌써 절반 이상 지는데, 한여름의 더위는 식을 줄 모른다.
덥네, 하고 옆을 걷는 락교 머리의 남자가 중얼거렸다. 내가 불쾌해 보이니까 대신 말한 거겠지. 아까 편의점에 들러서 입수한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아스팔트로 나아간다.

앞쪽에 보이기 시작한 것은 바로 몇달 전까지 다니던 중학교다. 나는 오늘, 같은 학년인 킨다이치의 용무에 어울려준 덕분에, 익숙해진 아오바 조사이 고등학교에서 자택까지의 통학로를 벗어나 키타가와 다이이치 중학교 앞을 지나는 루트로 귀가하고 있다.

"…그립네. 아직 일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진지하게 말하는 킨다이치에게 응ー, 하고 적당히 대답을 돌려주고, 교사를 올려다본다. 지금은 여름방학이 한창이라, 아직 해가 완전히 지기 전이지만 교사 내에는 그다지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특별히 싫은 기억뿐인 장소, 라는 것은 아니지만, 중학교 시절을 회상하려고 하면 필연적으로 녀석의 얼굴이 머리에 떠오른다.

카게야마 토비오――우리들의 독재자.

나는 카게야마가 싫다. 이것만큼은 어쩔 수 없다. 인간성의 차이다.
대단하다고 솔직하게 존경할 수 있는 부분도, 너무 바보같아서 반대로 재미있다고 느끼는 부분도 있다. 배구에 대한 열정도, 기술도, 재능도, 노력도. 내 안의 카게야마의 절반 이상은 아마 나쁜 것이 아니다.
그래도, 나는 자신의 스타일을 마음에 들어하니까, 같은 환경에서는 살 수 없다, 단순히. 더운 나라에서 살고 있는 사람의 상식이 추운 나라에는 해당되지 않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인 것과 같다. 하지만 그 녀석은 바보니까, 자신의 생활 환경과 다른 추운 나라가 존재한다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대단한 녀석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녀석이 옳고 다른 전부가 잘못되었다는 일 따위 절대로 있을 수 없다. 그것을 단적으로, 간결하게 표현하면, 『싫다』는 것이다. 그 뿐이다.

제왕, 은 당시의 녀석에게 딱 맞는 별명이다. 자기중심적이고, 팀은 전혀 보이지 않는 녀석. 하지만, 아마, 그게 그 녀석에게 딱 맞았던 것은, 그 녀석 자신이 그랬던 것 뿐만 아니라 주위의 우리들이 유치했던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왜냐하면 우리도, 이해하려는 노력을 도중에 그만뒀으니까. 그 녀석이 바보니까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단언하는 것은, 그 녀석이 우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니까.

킨다이치는 아마, 나보다도 그 점에 딜레마를 안고 있다. 고등학생이 되고 다소 자신을 내려다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도 있고, 카게야마가 카라스노에서 잘 하고 있다, 는 것도 있다.
우리의 중학교 시절 마지막 경기는, 그대로 카게야마의 말대로 따랐어도 안 됐고, 카게야마를 잘라내서도 안 됐다.
지금보다 훨씬 유치했을 우리에게, 그 이상의 선택지는 없던 거겠지. 서로 이런저런 업보가 돌아온 결과였다.

혼자가 된 것도 모르고 달려가는 그 녀석의 등에 필사적으로 말을 걸어서, 그것이 결국 닿지 않았다는 것 뿐. 누구 하나, 나도, 킨다이치도, 달려가는 그 녀석을 따라잡기는 커녕, 손을 뻗어도 등조차 잡을 수 없었다, 그것 뿐.

지금 우리는 다른 길을 달리고 있다. 그 녀석의 뒤를 열심히 쫓아다니는 일은 이제 두 번 다시 없겠지. 미안하고.
하지만 그걸로 됐다. 함께 배구를 하는 데 반드시 같은 측 코트에, 동료로 설 필요는 없다.
킨다이치가 그것을 곰씹는 데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지만. 내게 있어서 카게야마는 『싫은』 녀석이라는 결론은 틀림 없다. 일부러 사이좋게 지낼 필요는,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

"그러고 보니, 저기 교문 앞에서 쿠니미와 만나기로 했는데, 우두커니 서 있던 게 카게야마라서 착각하고 말을 건 적이 있었지, 나."
"…아아, 네가 혼자 난리쳤을 때."
"싫은 기억 꺼내지 마! 네가 교문 그늘에 쭈그려앉아있었으니, 까?"

그때까지 질질 이어지던 킨다이치의 추억담이 부자연스럽게 끊긴다. 갑자기 멈춰선 킨다이치에게 이끌려 나도 정지하고, 그 시선 끝을 쫓았다. 방금 화제에 오르고 있던 교문 앞에, 인영이 있다.

말하면서 떠올린 기억의 영상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같은 복장을 한 그 남자는, 우리를 눈치채고, 한 손을 올린다.

"――카게야마, "


쿠니미 군과 히나타 군과, 오인


하필이면, 졸업한 중학교 앞에서, 거기의 지정 티셔츠를 입고 가나? 보통. 나도 아직 버리지 않았지만, 가슴에 키타가와 다이이치라고 인쇄되어있는 그것을 밖에서 입으려고 하지는 않는다. 기껏해야 잠옷이다.

카게야마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여." 하고 말을 걸어 왔다. 물어보니 우리들처럼, 우연히 지나가다가 그리움 탓인지 교사를 보고 있어다고 한다.

"저기, 한가하면, 같이 놀자고."

그렇게 말했을 때는 귀를 의심했다. 저 배구 바보에게 『논다』는 개념이 존재했다는 것에도, 우리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것에도 놀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에는 거절했다. 그야 딱히, 친구도 아니고 대회에서는 적이고. 하지만 카게야마는 계속 물고 늘어지다가, 결국 "안 되나…" 라고 시무룩해져, 킨다이치가 먼저 꺾였다. 마음이 꺾였다. "쿠니미…" 라고 락교 머리의 거인이 도움을 청하듯 강아지처럼 이쪽을 보니까, 나도 귀찮아져서 그만 승낙해버렸다.

하지만 킨다이치는 집안일의, 작은 심부름 도중이었기 때문에, 마침 부활동이 쉬는 내일 다시 만나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도달해, 버렸다.


거실의 소파에서 늘어져,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확인한다. 아직 약속까지 두시간 이상 남았지만, 벌써 우울하다.

어젯밤, 킨다이치와 메세지 앱을 통해 주고 받으며 갈 곳은 정했다. 가장 가까운 역에서 두 역 정도 전철을 탄 곳에 있는 어느 빌딩의 행사 공간에서, 방학 한정 수수께끼 풀이 어트랙션이라는 것이 개최되고 있는 것 같다. 뭐, 가끔은 이런 것도 괜찮겠지. 평범하게 돌아다니면 분명 대화 없을 테고.
그 빌딩에서는 정기적으로 그렇게 수수께끼 풀이나 탈출계의 이벤트가 개최되고 있다고 한다. 좀 흥미가 있었다고 흥이 올라 제안한 킨다이치는 그러나, 지금 시기에 무슨 이벤트를 하고 있는지는 잘 조사하지 않은 모양이다.
현재 개최 중인 기간 한정 이벤트는, 여름답게, 유령의 집이었다.
한번 내놓은 안을 취소하는 것도 내키지 않았겠지, 킨다이치가 호러에 서툴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괜찮다고 허세를 부리는 그에게 동정은 하지 않았다.

다시 스마트폰으로, 이벤트의 홈페이지를 연다. 새빨간 폰트로 공포의 집, 이라는 제목의 그 페이지만 보면, 그냥 흔히 있는 귀신의 집일 것이다.
행선지가 정해지자 일단 카게야마에게도 메일을 보냈다. 답장은 없었는데, 그 녀석 정말로 오는 건가.

한가했으므로 빌딩 주변에 뭔가 더 있는지 검색해봤지만, 그럴듯한 정보는 나오지 않았다. 그다지 흥미가 없는 기업의 정보나, 역 근처에서 최근 있었던 교통사고에 대한 기사 등.
덕분에 왠지 졸려져서, 약속 시간까지 조금 자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을 무렵.

――딩동

방문을 알리는 인터폰 소리에 소파에서 몸을 일으킨다. 부모님은 맞벌이 가구다. 오전 10시, 현재 집에는 나밖에 없다. 귀찮다고 생각하며, 모처럼 설치된 모니터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수화기를 들고, "네에." 라며 적당히 응수했다.

『…쿠니미.』
"엑…… 하?"

그 목소리에 멍청한 대답을 돌려주고 나서야 드디어 모니터에 눈을 돌렸지만, 서 있는 위치가 나빴는지 상대의 모습은 확인할 수 없다. 만, 나는 확신을 가지고 묻는다.

"…카게야마?"
『오우.』

긍정하는 음성만이 인터폰에 닿는다. 예상은 적중했지만, 조금도 반갑지 않다.

『마중 나왔어. 놀자.』
"웃기지 마. 약속까지 아직 두시간이나 남았잖아… 아니, 우리 집 주소는 어떻게 아는 거야?"
『? 뭔가 이상한가.』
"아니…… 하아~~ 진짜, 이러니까…"

제왕은, 이라는 말은 삼킨다.
이 녀석, 아마 악의 같은 건 일체 없겠지. 옛날부터 조금 어긋난 녀석이었고, 친구들과 놀러 나가는 것 자체가 자칫하면 오늘이 처음이 아닐까? 짜증내는 것은 체력을 쓰는 일이다. 이제 신경쓰지 않는 게 가장 좋다.
그렇다, 중학교 때는 같은 부였던 데다가 같은 반이었던 적도 있다. 집 주소따위 알고 있어도 딱히 이상하지 않다. 나도 카게야마의 집이 어디쯤인지 정도는 알고 있고.
일부러 보낸 메일을 보지도 않은 것 같은 것은, 일단 제쳐두었다.

나는 여전히 모습이 보이지 않는 모니터에 "좀 기다려." 라고 말해두고, 재빨리 킨다이치에게 연락을 넣었다. 외출 준비는 이제 지갑이나 스마트폰을 적당한 가방에 쑤셔 넣는 정도였기 때문에, 그것을 줄줄 끝내고 떨떠름하게 현관으로 향한다. 다른 계획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놀자고 권유되어 승낙한 것은 나다. 이제 와서 거기에 불평은 하지 않는다. 말하지 않아도, 장시간 카게야마와 단둘이 있는 것은 싫다. 다행스럽게도 킨다이치에게서 이미 『바로 간다!』 라고 답장이 와 있다.

현관문에 손을 올려, 문득, 어제는 키타가와 다이이치 티셔츠였는데 오늘도 이상한 복장이라면 어쩌지, 하는 불안이 머릿속을 스친다. 사복같은 거 본 적이 없으니 티셔츠에 저지를 입은 모습밖에 상상할 수 없다. 뭔가 이상한 문자가 새겨진 셔츠로 왔으면 어쩌지. 옆을 걷고 싶지 않다.
천천히, 조심조심 문을 연다.

"여."
"돌아가고 싶어…"

아니, 아직 한 걸음도 집에서 나오지 않았지만.
킨다이치에게 추가로 메시지를 보낸다. 『세터혼 카게야마, 내습』 이라고.


*


"노래방이라도 갈까?"

그 귀신의 집은 오후부터 열린다. 그때까지 시간을 때우는데, 킨다이치가 그렇게 제안했다.
달리 갈 곳도 없고, 노래방이라면 곡을 넣기만 하면 그렇게 대화할 필요도 없다. 무엇보다, 세터혼 티셔츠를 당당하게 입고 다니는 이 녀석과 괜히 돌아다니고 싶지 않다는 것이 우리의 진심이다. 반대로 어울려. 화난다.
단지, 카게야마가 그런 곳으로 간다는 이미지는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그보다 수업에서 배울 합창곡 외에도 뭔가 듣기는 하는 건가? 킨다이치도 일단 제안은 해봤지만,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카게야마는 딱히 반대하지도 않고, "거기로 괜찮아." 라고 말할 뿐이었다. 혹시 노래방이 뭔지조차 모르고 있는 걸지도. 카게야마라면 있을 수 없지 않다.

평소 이용하는 체인점은 회원증은 필요하지만 주문만 하면 학생 할인으로 방 요금도 무료다. 음료 한 잔의 가격으로 2시간 보낼 수 있다면 매우 고맙고, 지갑에도 좋다.
여름방학이라 붐빌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기우여서,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연수 중인 점원이 조급하게 회원증을 요구하자, 킨다이치는 겨우 카드를 지참하지 않은 것을 깨달은 모양이다.

"아ー 미안! 지갑 정리할 때 꺼냈을지도…"
"됐어, 나 없고… 죄송합니다. 새로 만들게요."
"아, 네, 네! 그럼 저기, 여기에 이름을 적어주세요!"

평소 자주 같이 다니는 킨다이치가, 노래방이나 뭔가 회원증 등이 필요한 장소에 놀러갈 때에도 대개 함께 있었으므로 나는 그런 류를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뭐, 쓸 기회는 앞으로 없을지도 모르지만, 만들어 놓아서 나쁠 것도 없겠지. 만드는 데 백엔이 들지만, 그 뿐이다.
회원증이라고 해도 카드 뒷면에 이름과 생년월일을 쓰면 되는 간단한 것이라 적당히 기입하고 신분증인 학생 수첩을 보인다. 학생 할인을 이용하는 것이니까 필요하다. 킨다이치도 수첩을 꺼내고, 느닷없이 앗, 하고 작은 소리를 내 카게야마를 본다.
큰일났다, 카게야마, 학생 수첩 같은 걸 들고 다니는 타입으로는 보이지 않아. 아오바 조사이에서는 외출할 때 반드시 가지고 다니는 습관이 철저하게 붙어있지만, 카라스노는 어떨까.

"그, 그러니까, 네! 쿠니미… 히데 님? 이네요. 신분증도 감사합니다. 그럼, 방 안내… 앗, 코스는 어디에…"

지금 기입한 카드와는 달리 학생 수첩에는 이름의 발음도 제대로 적혀있지만, 아직 접객에 익숙하지 않은 듯 점원은 확인하고 있는지 아닌지 분주히 내 이름을 착각한 채 안내를 시작했다. 카게야마는 학생 수첩을 준비하는 기색조차 보이지 않고 우뚝 서 있을 뿐이었지만, 덕분에 확인은 흐지부지될 것 같다.

"그럼, 학생 두 분으로――"
"세, 세 명입니다…"
"네!? 아!! 시, 실례했습니다! 세 분으로, 204호실입니다…!"

응, 이건 완전히 흐지부지네. 학생임은 틀림없고, 뭐 운이 좋았다고 해두자. 수고가 많으십니다, 누나. 일 열심히 하세요.
그렇다고는 해도 존재도 알아채지 못하다니 가엾기 짝이 없다. 무심코 웃음을 터뜨린 것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안내된 대로 2층 계단을 올라가던 도중, 그때까지 얌전히 있던 카게야마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쿠니미, 히데."
"…웃은 거 복수?"

아니면 진심으로 이름을 오인하고 있는 건가? 딱히 정정할 생각도 없고, 네에네에 히데히데라고 적당히 다뤄줬다.

방에 들어가고, 우선 음료를 주문하자는 흐름이 되어, 주문용 단말기를 차례로 조작한다. 킨다이치는 콜라를, 나는 적당히 우롱차를 선택하고, 카게야마에게 단말기를 패스한다. 카게야마는 잠시 화면을 본 채 굳어있어서, 불안하게 지켜보던 킨다이치가 참지 못하고 "모르겠어?" 하고 말을 걸었지만, 카게야마는 곧바로 "괜찮아." 라고 대답하고, 무엇인가 조작하고 나서 단말기를 원래 있던 장소에 되돌린다. 주문은 무사히 완료한 것 같다.
잠시 킨다이치가 노래하는 동안 점원이 음료 두 개를 가져왔다. 콜라와 우롱차. 역시 불쌍했던 걸까, 킨다이치는 점원에게 하나 부족하다고 지체 없이 즉각 말한다. 그 자리에서는 점원은 바로 가져다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했지만, 결국 카게야마 몫의 음료는 운반되어오지 않았다.

가게를 나오고 영수증을 확인하며, 킨다이치는 신음한다.

"음료 값도 두 명 몫만 나왔고, 너 역시 주문 제대로 되지 않은 건…"
"뭐, 딱히 목 마르지도 않았고 괜찮아."
"그야 너 노래 부르지 않았으니까… 아무 말도 없었으니까, 이제 됐잖아?"

킨다이치는 이런 하찮은 일을 걱정하는 타입이다. 가게 측도 특별히 확인을 해오지 않았고, 카게야마는 시종 멍하니 앉아 있었을 뿐이니까, 둘 다 똑같은 것으로 됐지 않나 생각해버린다. 이 녀석의 그림자가 옅은 것인지, 아니면 오늘 어지간히 운이 없는 것인지, 어느 쪽이든 본인은 신경쓰지 않는 듯하다.

예의 귀신의 집이 있는 빌딩에 들어서, 회장인 꼭대기를 향해 에스컬레이터를 오른다. 그때까지 혼자 괴롭게 영수증을 바라보던 킨다이치도 겨우 생각을 그만뒀는지, 회장에 도착하자마자 그 분위기에 새파래졌다.
이미 입장 대기자 줄이 있어서, 우리도 줄을 서기 위해 담당자가 지시하는 대로 발매기에서 당일 참가권을 샀다. 나름대로 북적이고는 있지만 허용 범위다. 느긋하게 기다리면 곧 차례가 올 것이다. 먼저 표를 산 나와 킨다이치는 바로 줄을 서고, 조금 늦게 카게야마도 온다.

"새, 생각했던 것보다 위험해 보여…"
"기간 한정이나 특설이라고 말하니까, 더 간소한 것 상상했어."

홈페이지의 인상과는 달리 회장은 바깥까지 꼼꼼히 꾸며져 있어, 이 건물의 이 층만 색다른 분위기다. 제작 측이 그만큼 열심히 기획하고 있는 행사일 것이다. 딱히 가고 싶었던 것도, 기대햇던 것도 아니지만 점점 즐거워졌다.

줄을 선 이 근처는 골목 같은 이미지로 장식되어 있다.
귀신의 집 자체의 테마는 『어떤 일가의 이해할 수 없는 연속 원인불명 사망, 이 한적한 주택가의 행복한 가정에 도대체 무슨 일이――당신의 눈으로 밝혀라!』 라고. 통행금지 간판 풍으로 놓인 회장 안내에는 그렇게 쓰여 있다.
우리는 경찰 관계자라는 설정으로, 간단한 수수께끼 풀이를 하며 회장 내부, 즉 사건 현장인 집안을 도는 모양이다.

킨다이치는 침착할 수 없는지 두리번두리번, 때때로 회장 내에서 들리는 비명 소리에 귀찮을 정도로 위축되어 있다. 카게야마는 어떨까, 그렇게 생각하고 얌전히 뒤에 서 있던 녀석들 돌아보자, 가만히 이쪽을 보고 있었으므로 흠칫 놀랐다.

"뭐, 뭐야."
"…아니,"
"묘하게 조용한데, 너, 너도 겁먹은 거야?"

도발하듯 말하지만 너도, 라고 붙여 버리는 킨다이치는 고지식하고 솔직하고 좀 유감스러운 녀석이다. 카게야마는 도발에도 개의치 않고 내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어려운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린다.

"쿠니미, 히데."
"아니, 아직 하는 거냐고."

무심코 지적하자 카게야마는 이상한 듯 고개를 갸웃거린다.

"히데가 아닌 건가…?"
"뭐든 상관없지만, 열심히 기억해 내라."

일단 같은 중학교 출신의, 전 팀메이트다. 이름은 이 녀석에게도 주변에서도 불릴 기회가 그다지 없었다곤 하지만, 실례되는 말이다. 그래도 지금까지 곤란을 겪지 않았으니 이제 와서 정정해 주는 것도 아니꼽다. 모르면 몰라도 돼. 아마 우리는 그런 관계였어.
내게 알려줄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았는지, 킨다이치도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았다. 카게야마는 더욱 기분 나쁜 시선을 이쪽으로 보내며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무시다, 무시.
그 와중에 우리 차례가 와, 화제도 적당히 흘러갔다.

내 귀신의 집의 이미지는, 왠지 모르게 어둑어둑하고 축축한 분위기에서 잘 모르는 부스스한 머리의 여자가 갑자기 왁 하고 얼굴을 내민다, 는 느낌이다. 초등학교 때 갔던 놀이공원에서는 그랬고, TV에서 이 시기에 가끔 특집으로 방송되는 병원풍도, 일본 가옥풍도 대부분 그랬으니까.
하지만 여기는 어두운 것도 아니고, 지극히 평범한 가정 같았다. 그것이 오히려 섬뜩해, 스토리도 수수께끼 풀이도 적당히 재미있고, 얼떨결에 오게 된 것에 비해 꽤 즐길 수 있었다. 카게야마의 반응은 시종 얕고 산뜻했지만(나도 남말할 수는 없다), 킨다이치가 일일이 움찔하며 패닉에 빠지는 것은 보는 내내 유쾌했다.

일가를 죽인 살인마에게서 벗어나 출구로 향하며, 우리들은 잡담을 나눈다.

"그 녀석, 이, 이제 쫓아오지 않겠지…?"
"그래도 이런 건 마지막의 마지막에 뭔가 있지 않아?"
"그, 그만해, 쿠니미! 으으, 이제 나갈 수 있는데, 나가는 거 엄청 싫어…"
"그럼 두고 갈게. 카게야마의 동요 없음을 본받아."
"그게 더 싫고!"
"?"

아무래도 카게야마를 본받는다는 것은 킨다이치에게는 받아들일 수 없겠지. 카게야마 본인은 잘 모르는 것 같다. 귀신의 집에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태평한 바보 얼굴로 의아해하고 있다.
성큼성큼 앞으로 걷는 킨다이치의 뒤를 따라, 벌써 눈앞에 있는 출구의 게이트를 빠져나가려던 그때다.

"앗?"
"무무슨 일이야, 쿠니미? 역시 뭔가가――, "

있는 건가, 계속 되어야 할 킨다이치의 대사는 점점 작아져 이어지지 않았다.
킨다이치와 카게야마가 멍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아니, 정확하게는, 내 옆을.

옷이 무언가에게 잡아당겨져,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나왔다, 아까는. 나는 그 범인을 확인하기 위해 비스듬히 뒤를 돌아본다.
범인의 머리는, 내 시선 아득히 아래에 있었다.

초등학생 정도의, 여자아이로 보인다.

그 아이는 내 옷을 꾸욱 잡고, 이쪽을 무표정하게 올려다보고 있다.
미아? 라고 생각했지만, 아마 아니다. 깜박임 하나 없는 것도, 옷이 더러운 것도, 긁힌 자국 투성이인 것도 귀신의 집의 연출이라고 하면 매우 우수하다. 그 몸이 투명하다는 건, 이건 홀로그램인가 뭐인가? 최근의 기술은 대단하구나.

……아니 뭐, 실체가 없는 홀로그램에게, 이렇게 힘차게 잡아당겨질 리 없지만.

눈치채자, 갑자기 식은땀이 나왔다. 거짓말, 이 녀석, 진짜아냐.
황급히 잡힌 옷을 다시 잡아당겨봤지만, 무슨 악력인지 그 작은 손을 떼어낼 수 없다.

――아, 오, 빠.

박자가 어긋난 목소리로 나를 부른 아이는, 고장난 인형같은 부자연스러운 동작으로 고개를 갸웃거린다.

――오, 빠, 괜찮, 아?

"읏… 전혀 괜찮지 않은데요!"

무심코 진지하게 대답하고, 다시 한번 힘껏 옷을 잡아당겼지만 요지부동이다. 뭐야 이 녀석, 고릴라야?
이제 차라리 벗어버릴까, 아니 안 되나, 빙빙 도는 머리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내뻗은 손이 아이를 들이받았다.

"도망가자."
"쿠, 쿠니미 괜찮아!?"

그래도 아이를 상대로, 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카게야마가 그것을 나로부터 가차없이 떼어준 것 같다. 킨다이치에게 팔을 이끌려, 우리는 회장을 뛰쳐나가 그대로 빌딩을 나왔다. 뛰쳐나오며 상담원 누나가 우리의 당황한 모습에 쓴 웃음을 짓고 있었던 것 같다.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민망하고, 굳이 이런 곳까지 도망칠 필요는 없었던 게 아닌가, 하고 숨을 몰아쉬며 생각했다. 현재 위치는 역 앞 광장이다.

"뭐, 뭐, 뭐, 뭐였어!? 마, 마지막 몰래 카메라였나…!?"
"그럴 리 없잖아…"
"……"

아직 공포가 가라앉지 않는지, 킨다이치는 차라리 불쌍할 정도로 부들부들 떨며 울상이 되어 있다. 보고 있으면 냉정해지므로 고맙다고 하면 고맙다. 뒤를 돌아봐도 그 아이는 이제 없는 것 같다.
그런 아이가 귀신의 집 스태프라고는 생각할 수 없고, 실제로 붙잡혔으니 영상 연출도 아니겠지. 그럼 뭐였을까라니, 알까보냐, 그런 거. 아아, 두려움은 불필요하게 체력을 깎는다. 참으로 유감이다.
진정된 뒤, 험악한 얼굴로 나와 똑같이 뒤를 경계하고 있던 카게야마가 내 등에 손을 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니, 이제 괜찮으니까. 그만해."
"…아아."

황급히 떨어져, 그래도 뭐, 땡큐, 라고 일단 작게 덧붙이고, 한숨을 내쉰다. 솔직히 카게야마가 도와주지 않았으면 웃옷을 벗고 도망쳤을 테니까, 큰 도움이 됐다. 옷자락에는 그 아이에게 잡힌 주름이 선명하게 잡혀 있어, 나도 모르게 눈썹을 찡그렸다. 엄청 늘었잖아.

"그, 그거, 정말 유령이었나…"
"글쎄."
"반응 옅지 않아!? 그보다 괜찮은 거냐, 쿠니미."
"뭐, 일단은."
"……그 꼬마…"

낮은 목소리로, 그 흉악한 얼굴을 더욱 구기고, 카게야마가 분한 듯 중얼거렸다. 이 녀석, 영감이라도 있는 걸까. 그 모습에 킨다이치가 겁먹은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도 좀, 무섭다.

원래 한낮에는 붐비니까 먼저 귀신의 집에 간 다음, 그 빌딩의 가게에서 적당히 점심을 먹을 예정이었지만 돌아갈 기력도, 체력도 없어졌다. 언제까지 이곳에 있기에도 덥다. 즉,

"…오늘은 이대로 해산해도 되지 않아?"
"뭐, 빠르네… 밥은?"
"식욕 있어?"
"……아니…"

모처럼 역까지 돌아온 것이다. 아직 14시도 되지 않았지만, 지쳤고 놀러다닐 기분이 되지 않는다.

"그런 것으로 카게야마, 이제 돌아가자고."
"…벌써."
"아, 아쉬운 것처럼 굴지 마… 만족했잖아?"

카게야마는 불평하지 않았다. 나와 킨다이치는 그대로 전철을 탔지만, 카게야마는 역 앞에 남았다. 뭔가 사고 싶은 것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헤어지기 직전, 그 호칭이 마음에 들었는지 또 "쿠니미 히데." 라고 불린 것 같지만, 들리지 않은 척했다.


"이대로 돌아가도 괜찮은 걸까."

전철에 흔들리며, 킨다이치는 그런 말을 중얼거린다.

"왜, 사찰이나 신사에 가서, 액막이 받는다든가…"
"잠깐 마주친 정도로 과장이잖아."
"호, 홀리기라고 하면 어쩌려고!"
"괜찮다니까…"

별로 근거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것보다, 카게야마가 개찰구를 통과하기 전에 "또 보자." 고 말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또 놀자, 고 얽힐지도 모른다. 그건 질색이다. 그 녀석과 있으면 피곤해서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왠지, 지금은 빨리 돌아가서 자고 싶었다.


*


"뭐, 토비오랑 같이 나갔어!? 두 사람이? 그 토비오랑!?"

놀람을 감추지 못하는 오이카와 선배의 후두부를, 이와이즈미 선배가 "시끄러." 라고 한 방 때린다. 평소였으면 항의했을 텐데, 그것보다 이쪽의 화제가 더 신경쓰이는 것같다. 오이카와 선배는 이상할 정도로 달려들었다.

"뭐야? 어디 갔어? 배구 한 거야?"
"아, 아니, 노래방이나…"
"노래방!? 그 녀석 노래 하는 거야!?"
"아니, 부를 수 있겠지. 넌 카게야마를 뭘로 보는 거야."
"빌어먹게 귀엽지 않은 후배!"

마음껏 얼굴을 찡그리며, 그래서? 라고 이야기를 재촉받아, 킨다이치는 곤란한 듯 나를 본다. 무심코 말해버린 건 너니까 나에게 도움을 청하지 마.
어깨를 움츠리자 별로 말해도 상관 없다, 고 파악했는지, 킨다이치는 어제 있었던 일을 간추려 설명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유령을 봤을지도 모르는 것을 포함해서.

적당히 웃어 넘길지, 무서워ー! 라고 쓸데없이 떠들지 생각했지만――, 실제로, 우연히 근처에서 쉬면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마츠카와 선배와 하나마키 선배의 반응은 그랬지만, 오이카와 선배는 뭐라고 말하기 어려운 험악한 얼굴이 되어 "잠시 기다려." 라고 부실로 달려가 버렸다.

"무, 무슨 일일까요…?"
"……글쎄."

이와이즈미 선배는 뭔가 알고 있는 것 같지만, 대답은 그것뿐이었다.

5분도 되기 전에 돌아온 오이카와 선배가 손짓해, 나는 킨다이치와 함께 체육관 밖으로 나온다. 해가 들지 않는 만큼 체육관에 있는 게 나았는데.

"쿠니미, 기분 나쁜 얼굴 하지 마! 자, 거기에 서봐."
"? 뭐하는 건가요… 아, 우왓!"

아무런 설명도 없이, 오이카와 선배는 갑자기 우리에 대고 뭔가 가루같은 것을 뿌려온다. 이거, 아마 소금이다. 소위 식용 소금이 아니라, 액막이에 쓰이는 것.

"왜 오이카와 선배, 이런 걸…"
"물어보지 마! 나도 이런 거 들고 다니는 취미는 없었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오이카와 선배는 별로 호러 내성이 없었던 것 같은 기억이 있으니까, 뭔가 무서운 일이라도 있었다면 성실하게 액막이를 받으러 가도 이상하지 않다. 나도 어제 그런 일이 없었다면 유령 따위 믿는 게 바보같다고 질렸을 텐데, 지금은 얌전히 소금 투성이가 될 수밖에 없었다.

오이카와 선배가 만족할 때까지 소금을 뿌리고 몸에 묻은 그것을 털어내고 있는 사이에 부활동 휴식 시간이 끝나버린 것은 납득할 수 없지만, 적어도 선배가 하는 일에 불평은 말할 수 없다.
게다가 기분 탓인지 어제부터 계속됙고 있던 나른함이 없어진 것 같아, 설령 믿음이나 정신적인 것이었다고 해도,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그 아이를 질질 끌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고 생각했다.


그 날 밤. 계속 답장이 없던 카게야마에게서 한 마디, 『뭔가 착각한 거 아냐?』 라는 메일이 왔다.
가슴 안쪽이 술렁거린다. 뭔가라니, 뭐야. 확인해야 하는데, 왜인지 그럴 수 없었다.


*


여름 방학이 끝나고, 며칠.
수업의 페이스에도 다시 익숙해지기 시작한, 첫주의 월요일. 부활동도 예정도 없어, 얼른 돌아가려고 킨다이치와 함께 복도를 걷는다.
이렇게 매일 더우면 싫어진다. 같은 생각을 했는지, 킨다이치가 "편의점에 들러서 아이스크림 먹자고." 라고 권유해, 그러기로 했지만.

"이왕이면, 더 맛있는 거 먹으러 가지 않을래?"

낯익은 목소리에 돌아보자, 생글생글 웃고 있는 오이카와 선배와 어이 없어하는 얼굴의 이와이즈미 선배가 서 있었다.

"아니ー 우리도 마침 아이크스림 먹자고 얘기하고 있었거든! 알아? 좀 전에 생긴 가게인데… 여기!"

그렇게 말하며, 오이카와 선배는 스마트폰의 화면을 보인다. 표시된 홈페이지에는 낯익은 곳이 있었다. 평판이 좋고, 개점 초기에는 줄을 서지 않으면 먹을 수 없을 정도였던 디저트 가게다. 케이크에는 관심이 있어서 알고 있었지만, 아이스크림도 있는 줄은 몰랐다.

"나 여기 할인 쿠폰 가지고 있거든. 어때?"
"아, 그럼, 갑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함다."
"응응, 솔직해서 좋네!"
"쿠폰 말고 다 사라."
"그럼 이와쨩도 반액 내!!"

이와이즈미 선배의 발언에 죄송스럽지만, 선배 두명은 개의치 않고 자신의 신발장 쪽으로 향해버렸기 때문에, 나는 킨다이치와 얼굴을 마주보고 나서 황급히 뒤를 쫓는다.

"아니, 아ー! 미안, 잊은 물건! 좀 가져 올게!"
"제대로 확인 해, 바보가! …미안, 먼저 나가있어. 따라갈 테니까."

그렇게 말하면 어쩔 수 없다. "알겠습니다." 라고 대답하고, 먼저 승강구를 나온다. 목적의 가게가 있는 것은, 예의 빌딩과 같은 가까운 역 근처다. 그 후 그곳에는 가지 않지만.

천천히 교문으로 향하자, 그 그늘에 낯익은 인물이 있음을 눈치챈다.

"우와, 카게야마…"
"거짓말, 아니, 진짜냐."

마침 떠올리고 있던 참이라, 기분도 나쁘고 타이밍도 나쁘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세터혼 티셔츠 차림의 카게야마는 히죽히죽 흉악한 미소를 짓는다. 대체 왜, 이런 곳에.

"쿠니미… 킨다이치. 놀자."
"아니, 갑자기 오지 마! 너 부활동은… 있으면 오지 않나…"

킨다이치가 오이카와 선배네와 선약이 있다고 설명하지만, 그래서 어쨌냐는 듯 물러설 기색은 없었다. 이런 막무가내, 정말 변하지 않는다.

"미안, 둘 다. 기다리게 했네."
"미안, 미안!"
"오, 오이카와 선배, 이와이즈미 선배."

빨리 가자고 재촉하는 오이카와 선배에게, 킨다이치는 곤란한 듯 눈썹을 내리고, 카게야마를 힐끗 보며 "저기" 라고 부른다.

"죄송합니다… 이 녀석, 같이 가고 싶다고 고집 부려서. 돈은 저희가 낼 테니 데려가도 될까요?"

말을 듣고 두 사람은 카게야마를 발견해, 이상하다는 듯 얼굴을 찡그렸다. 당연하다. 왜 있냐는 얘기고.
고집스럽게 함께 가고 싶어하는 것은 위대한 선배들 때문일지도 모른다. 옛날부터 오이카와 선배에게는 뭐라고 얽히던 카게야마다. 그렇게 생각하며 그 녀석을 보자, 순간 중학교 1학년 때의 카게야마의 모습이 겹쳐져, 눈을 문지른다.

"아아, 그러니까… 뭐 괜찮나?"
"문제 없잖아."
"응, 그럼 세 명 모두, 가자! 아이스크림 여행ー!"

당황하는 기색은 있었지만, 이와이즈미 선배도, 그 오이카와 선배도 깨끗이 받아준 것으로, 우리는 후우 한숨을 토한다.
그런데, 뭔가, 조금, 기분이 나쁘다. 몸 상태가 아니라, 뭘까, 이건.

"너, 이번 뿐이니까, 이런 돌격… 선배들이 봐주셨으니까 괜찮지만."
"미안. 조심할게."
"그보다 너희 수업 끝나는 거 빠르지 않아? 아오바 조사이까지 꽤 걸리잖아, 확실히… 뭐, 짐 두고 올 시간은 없었던 것 같은데."
"아아, 뭐."

지난번 사건 때문인지,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킨다이치는 카게야마에 대해 별로 거부감이 없어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역시, 아무래도.

"쿠니미."
"뭘 멍하니 있는 거야. 선배들 먼저 가버린다."

이름을 불려, 고개를 든다. 어느새 생각에 잠겨 있었다. 카게야마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그 흉악한 얼굴로 기분 좋게 웃었다.
나는 뭔가를,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전철에 십수분 흔들려, 오랜만에 그 역에 내린다. 머리가 아팠다.

"어이, 쿠니미, 괜찮냐?"
"아, 네. 아마, 더울 뿐이라서… 얼른 아이스크림 먹죠."

걱정스럽게 묻는 이와이즈미 선배에게 대답을 하고, 가장 끝을 따라간다. 개찰구를 빠져나갈 무렵에는 고개를 들고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두통이 심해져 있었다. 혹시 그 아이 때문에. 아니 설마, 만화 속 세계도 아니고.
욱신욱신 아픈 머리를 감싸며, 그 생각을 얼버무리듯 마음 속으로 필사적으로 부정한다. 아아, 빨리 맛있는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걷기도 힘든데, 킨다이치가 갑자기 멈춰서 부딪힌 기세로 뒤로 넘어질 뻔했다.
뭐야, 하고 정면을 바라보자 킨다이치와 마찬가지로 굳어있는 선배들의 등과, 그 앞에.

"…대, 대왕님…"
"게에에… 우연~…"

오렌지색 머리의, 꼬마. 카라스노의 10번이 있었다. 어느새 이동했는지, 카게야마는 10번의 옆에 있고――. 어라?

"쿠, 쿠니미, 저, 저 애."
"……뭐, 아."

경악한 표정을 짓는 킨다이치에게 불려, 그의 떨리는 손가락이 가리키는 앞을 본다.
10번의 그늘에 숨어 있어 깨닫지 못했지만, 작은 그보다 더욱 작은, 낯익은 여자 아이가 혼자.

아이는 우리 쪽을 바라보고 고개를 갸우뚱하며, "쇼요의 지인?" 이라고 10번의 교복을 잡았다. 그 모습에 심장이 뛰었지만, 10번은 태평하게 "그러니까, 뭐, 그런가." 라고 대답한다. 흐응, 그렇구나, 모두 크네. 아니, 이 녀석은 예외잖아. 뭐라고! 라고, 평화로운 대화가 펼쳐진다. 여름 방학 때와는 달리, 카게야마도 한가로운 얼굴로 담소에 섞여 있어, 당혹감밖에 없다.

"쇼요 군, 미안해, 봐달라고 해서!"

우리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굳어있자, 여성의 목소리가 끼어들어 왔다. 여성은 10번에게 뛰어가고, 아이는 여성에게 달려들어 안겼다.

"괜찮아요! 제대로 착한 아이였으니까요. 그렇지."
"그렇지ー"
"후후, 고맙네. 갑자기 병원에서 전화가 와서, 급했어."
"괜찮았나요…?"
"으응. 다음 통원 날의 이야기였으니까. 괜찮아."

대강 이야기를 나눈 뒤, 여자는 우리들을 눈치채 꾸벅 고개를 숙였다. 오이카와 선배와 이와이즈미 선배가 바로 인사를 돌려주자, 멍해져 있던 나와 킨다이치도 황급히 그 뒤를 따른다.

"그럼 가볼게. 또 나츠와도 놀게 해줘."
"응! 쇼요도 나츠도, 우리 집에 놀러 와!"
"오우!"

여성의 손을 잡고 방금 우리가 나온 개찰구 쪽으로 걷기 시작한 아이는, 우리에게도 열심히 "바이바이!" 라며 손을 흔들었다. 일단 그것에 부응해 손을 흔들자, 문득, 아이는 내 뒤를 보고 고개를 갸웃한다. 그 동작에는 부자연스러운 점이 없었지만, 나는 여름 방학 때의 일을 떠올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오빠, 괜찮아?"
"읏, 그, "
"어머, 안색이 좋지 않네… 열사병에는 주의하렴?"
"아, 네, 감사합니다…"

다시 고개를 숙이자, 여자는 빙긋 웃었다. 아이는 아직 뭔가 말하고 싶어했지만, 여성… 아마도 어머니의 손을 잡고 그대로 출입구로 사라진다.

"……그래서? 이런 곳에서 뭐 하고 있어, 너희 한가해? 여유로운 거야??"
"그거 부메랑이잖아."

오이카와 씨는 기다렸다는 듯 10번에게 얽히러 갔지만, 이와이즈미 선배의 지적에 머쓱한 얼굴을 한다.

"우리는 됐어! …아까 아이, 지인?"
"아, 네. 나츠… 여동생의 동급생으로."
"야, 망할카와, 그런 거 물어봐서 어떡할 거야? 사적인 일이잖아."
"그야, 쿠니미네 이상한 얼굴 하고 있는걸."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이 동요는 간단히 간파되어 있었다. 아아, 두통이 없어지지 않는다.

"아니 그, 그야 그 아이, 전엔 유령이라, 그."
"유령…?"
"아니, 멋대로 죽이지 마."
"전이라면… 방학에 말했던, 아이…?"

오이카와 선배는 예전의 대화를 떠올린 것 같다. 아무리 봐도 아까의 그 아이는 유령같은 게 아니었으니까, 킨다이치는 이제 뭐가 뭔지, 라는 식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만났어? 방학 중에."

10번이 놀란 듯 묻는다. 킨다이치가 횡설수설 애매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그런가." 라고 중얼거렸다.

"정말, 무사히 회복해서 다행이다~"
"위험했나?"
"응ー 합숙 일정, 좀 어긋났으면 늦었을지도…"

뭔가, 이상한 대화가 이루어지는 것 같다. 댕댕, 욱신욱신, 머리가 아프다.

"또 너는… 정말~ 회복이라니 뭐야!? 무서워! 찝찝해! 제대로 처음부터 말해줘!! 아이스크림 사줄게!"
"정말입니까!? 앗싸ー!"
"감사함다!!"
"토비오까지 사준다고는 말하지 않았어ー!"
"정말 어른스럽지 않네, 너."
"어른스럽지 않아도 돼! …꼬마에게는 빚이 있으니까."

흥, 하고 코웃음을 치고, 오이카와 선배는 이상하게 험악한 얼굴로 10번을 내려다본다. 성대하게 거부당한 카게야마는 이와이즈미 선배로부터 "내가 사줄 테니까." 라는 위안을 받고 바로 기력을 되찾는다. …역시, 이상해.

"그 아이, 유령이 아니야. 괜찮아."

내가 빙빙 생각하고 있자, 10번이 나와 킨다이치 쪽을 보고 안심시키듯 그렇게 말했다.

"음, 얼마 전에 이 근처에서 교통사고가 있던 거 알고 있나요?"
"…아ー 알고 있어. 초등학생 여자 아이가… 라고,"
"아까의 아이. 피해자라, 최근까지 입원했습니다."

이와이즈미 선배가 맞장구를 치자, 그것을 긍정하는 형태로 10번이 이어 말했다. 그 사고, 나도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날 이런저런 검색하고 있을 때 본 인터넷 뉴스다.
그러니까, 즉, 그건 무슨 뜻?

"그 아이, 크게 다친 건 아니라서… 그래도, 계속 일어나지 않고. 머리 부딪힌 곳이 나빴던 거 아닐까 하는 얘기를 듣고 있었는데요, 병문안 간 여동생이 "없는 것 같아." 라고 해서."
"어, 없다니…?"
"으음, 유체이탈같은… 사고의 충격으로, 스윽하고."

너희들이 만난 건 빠진 쪽의 그 아이야, 라고 10번이 덧붙인다. 머리 나쁜 설명이었지만, 납득했다. 그야 전에 있었던 그 아이는, 오늘 만난 그 아이와 똑같이 생겼지만 전혀 달랐다.

"대부분 자력으로 돌아오지만, 어린 아이면 미아가 되기도 하니까."
"헤, 헤에… 나, 나는 틀림없이, 귀신의 집에 있어서 분명 위험한 녀석일 거라고 생각했어… 아아, 아까 이상한 얼굴 한 거, 미안하게 됐네."
"그런 곳은 자주 이끌리니까. 아마 방황하다가 끌려갔을 거야."
"잘 아네, 10번."

이와이즈미 선배가 감탄한 듯 말하는데도, 10번은 헤실 웃으며 대답한다. 왜 그런 것을 알고 있냐고 묻지는 않는 분위기다.

"유체이탈한 영혼은 평범한 유령보다 얇아. 몸쪽에 좀 존재가 남아있다? 같은… 하지만 너무 오래 떨어져 있으면 몸에 남아있는 게 옅어지고, 반대로 영혼이 짙어져서, 그러니까, 어… 아ー, 락교 머리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오래 떨어져있어서."
"고민 끝에 이상한 별명으로 부르지 마! 킨다이치다! 진지하게 들었는데…!"
"그래서? 꼬마가 뭔가 한 거야?"
"아뇨, 자력으로 돌아왔어요. 가르쳐주기만 하면."

발언의 의도를 알 수 없었는지 오이카와 선배는 고개를 갸웃한다. 저 안쪽에 있던 카게야마와 움직임이 싱크로하고 있었다고 전하면, 분명 엄청나게 싫은 얼굴을 하겠지.

"여동생이 나한테 『없다』고 상담해와서, 합숙에서 돌아오자마자… 아, 합숙은 일주일이었습니다만! 아, 아니, 그래서, 다음날 휴식이었고, 함께 병문안을 가서. 그때, 이쪽이라고 가르쳐줘서."

빗나간 화제를 어떻게든 궤도 수정한 10번은, 산뜻하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해온다.
영체였던 그 여자 아이를 본 것은 나 자신이지만, 어딘가 다른 세계의 이야기, 망상의 종류로 생각되어 버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나는 킨다이치만큼 순수하지도 않고, 이해심도 좋지 않다.

"…뭐, 무사히 돌아갈 수 있었으면 다행이네. 몸은 괜찮은 거지?"
"네! 이제 완전히 건강해진 것 같아요! 저도 오늘은, 우연히 만난 것 뿐이지만… 얘기하다가 어머님한테 마침 전화가 와서."

그대로 잡담을 시작한 10번과 선배들은 원래 목적지인 디저트 가게에 걸어간다. 만난 직후 일촉즉발의 분위기는 뭐였는지, 대표결정전에서는 적이라고 하는데 태평하다.

"…쿠니미, 아까부터 조용한데, 괜찮아?"
"………좀, 별로."
"괜찮은 거냐…"

걱정스럽게 왼쪽 옆을 걷는 킨다이치에게, 솔직하게 지금의 기분을 전한다. 그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들이대면, 인간 사고가 정지하고, 현실도피하고, 점점 머리가 아파져 가는 것이겠지. 나는 앞에 걷는 10번과 선배들과, 카게야마를 본다.

카게야마는 이쪽을 걱정하며 슬금슬금 돌아보고, 오이카와 선배와의 대화에도 섞이고 싶은 듯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태양에 반사되어 녀석의 교복 셔츠가 눈부시다.

"쿠니미, 괜찮아~?"
"…뭐,"
"이제 도착했으니까, 얼른 들어갈까. 자, 자!"

목적지인 가게는 역에서 걸어서 5분도 되지 않는 곳에 지어졌다. 나를 부른 오이카와 선배가 문을 열고, 이와이즈미 선배, 카게야마, 킨다이치가 재촉받는대로 가게에 들어선다. 나도 바로 킨다이치의 뒤를 이어, 오아카와 선배는 나를 걱정하듯 등을 떠밀었다.
10번이 나와 오이카와 선배가 점내에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고 나서 문을 통과한다. 그리고.

마지막 한 명을, 문에서 내쫓았다.

"…하,"
"뭐, 어라, 잠깐 꼬마, 저 애는? 저 애도 함께――,"
"누군가요?"
"엑."
"저거, 누군지 대답할 수 있나요?"

10번의 물음에, 오이카와 선배는 말문이 막힌 것 같다.

"누구냐니… 쿠니미네의 친구…지?"

당황한 기색으로 묻자, 나는 문 앞 유리창 너머로 비치는 검은 그림자를 한번 더 확인한다. 계속, 내 오른쪽 옆에 있던, 저것.

"친구, 가, 아니에요…"
"잠깐, 쿠니미!?"

힘이 빠져, 그 자리에 쭈그려 앉는다. 아아 빨리, 차갑고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


*


운 좋게 바로 자리에 안내된 우리 여섯명은, 주문한 아이스크림이 올 때까지 시종 침묵이었다. 아마 나 자신도 그렇지만, 킨다이치와 오이카와 선배의 안색은 새하얗다.

처음부터 이상했다. 아오바 조사이의 교문 앞에 나타난 카게야마는, 그 세터혼이 프린트된 검은 티셔츠 차림으로 빈손이었는데, 킨다이치는 그것을 보고 "방과 후"라고 말한 것이다.
전철에서 내리고 개찰구를 빠져나갔을 때, 정신을 차려보니 10번 옆으로 이동해있던 카게야마는 분명 교복 모습이었다. 그럼 내가 본 것은 환각? 그럴 리, 없었다.

왜냐하면, 10번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때도, 가게에 가는 동안에도, 계속 내 옆에, 그것이 있었으니까.
눈앞에 카게야마가 있는데, 그럼 옆의 이 녀석은 누구인지 따위, 확인할 용기는 내겐 없었다.

캐러맬 맛 아이스크림을 입에 넣자, 기분 나쁨도 다소 나아진 것 같다. 안정되자, 내쫓긴 그것의 소재가 궁금했다. 가게 안에는 들어오지 못 하나. 그럼 여기서 나가기 싫다.

"…이와쨩에게는 아까 애, 어떻게 보여?"

마찬가지로 안정된 듯한 오이카와 선배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정면에 앉아 있는 이와이즈미 선배에게 묻는다.

"어떻게냐니… 아니, 미안, 잘 기억이 안 나. 뭐야 이거."
"나도… 이상하네."

말하며, 오이카와 선배는 이번에는 옆에서 덜덜 떠는 킨다이치를 본다. 아직 진정되지 않았는지, 킨다이치는 모처럼의 아이스크림을 한 입도 대지 않았다.

"저기, 저… 계속 카게야마가 있다고 생각하고,"
"? 있어."
"아니! 네가 아니라!"

킨다이치의 옆에서 파르페를 먹으며,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카게야마는 그대로 미간을 찌푸리고 고개를 갸웃했다.

"역 앞에서 얘기를 하다보니, 왠지 그… 누가 있는지, 이미 없는지도 모르게 되어버려서…"
"…나도, 10번과 카게야마를 발견하고, 그럼 이 녀석은 누구지? 라고 생각하는 순간, 이제 아무것도 모르게 됐어. 뭐야, 저거."
"?? 너희들 유령 보이는 거야? 대단하네."

무심코 그런 말을 듣고, 킨다이치는 금새 창백해진다. 애초에, 이상했던 것이다. 키타가와 다이이치에서 만났을 때부터.

"…야, 카게야마."
"으무."

입 안 가득 파르페를 넣은 카게야마가 이상한 대답을 했지만, 나는 개의치 않고 질문을 계속한다.

"여름 방학, 너, 내가 메일 보낸 거 기억해?"
"…아ー 왔었지."
"답장, 그 날 안에 보내지 않았잖아? 왜?"
"왜냐니."

방학 중, 내가 카게야마에게 보낸 메일은 2건이다. 놀러가기 위해 집합 장소를 전달한 것과, 돌아온 뒤 일단 괜찮은지 안부를 확인하는 것.

"…합숙 중이었어. 집 올 때까지, 휴대폰 확인할 여유 없었어."

내용의 의미도 몰랐고, 하고 카게야마는 멋쩍게 대답한다.
10번의 얘기로 알고 있었다. 그날, 카게야마와 우리와 놀러갈 리가 없었다. 처음부터 전부 잘못되어 있었다.

처음 만난 그것이 키타가와 다이이치의 티셔츠 차림의 카게야마였던 것은, 직전까지 중학 시절 카게야마 이야기를 한 탓이다.
그 다음날, 그것은 상상한 대로의 세터혼 티셔츠로 나타났다. 그때는 킨다이치에게 사전에 『그런 모습이다』라고 전했지만, 오늘은 그런 것 없이 『카게야마가 있다』고만 알렸으니, 다른 복장의 카게야마로 보인 거겠지. 순간 중학교 1학년 무렵의 카게야마로 보였던 것도, 분명 같은 원리다. 그것은, 보고 싶은대로 보이는, 무언가였다.

애초에 그것은 인식하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 건 아닐까? 노래방 직원이 눈치채지 못한 것도, 오늘 교문 앞에서 오이카와 선배가 이상한 얼굴을 하던 것도 마찬가지다. 킨다이치가 "이 녀석 데려가도 괜찮은지"를 물었을 때, 이름이 분명히 제시되지 않아서, 두 사람은 적당한 누군가를 상상해 인식했다. 만약 카게야마로 보였으면 오이카와 선배가 그렇게 간단히 함께 가는 것을 수락했을 리 없다.
그 여자 아이는, 아마 그것이 위험한 무언가라고 알고, 영체의 때도, 실체의 때도 내게 "괜찮아?" 라고 물었을 것이다. 영체의 때, 그 아이는 그것에 튕겨져 나갔지만, 그것만으로 끝나서 다행이다, 정말로.

그렇다고는 해도 정체 모를 무언가와 함께 놀았다니, 기분 나쁨밖에 남지 않는다. 킨다이치는 이제 아이스크림 먹을 때가 아닌 것 같다.

"그, 그래도 말야, 여름 방학 때부터 오늘까지, 아무것도 없었던 거잖아? 왜 이제 와서…"
"네놈 탓이겠지만."
"뭐!? 나!?"

화제를 바꾸려고 시도한 것 같은 오이카와 선배는, 이와이즈미 선배로부터 예상 외의 지적을 받아 혼자 어쩔 줄 몰라한다.

"봐, 소금."
"어… 아아ー! 엄청 흔들었지!!"

그러고 보니, 엄청 뿌려졌지. 그것도 일단, 정말 효과가 있었나.

"대왕님, 소금 샀습니까?"
"그야 사지! 무서우니까! 이와쨩의 어머님으로부터 소개받았으니까, 확실한 신사라고는 생각했는데… 듣는구나, 실제로."

그렇게 뿌려놓고 효력도 잘 몰랐나, 이 사람. 덕분에 오늘까지 달라붙지도 않았으니까, 그래도 다행이지만.

"아ー 그러고 보니 아까까지는 냄새 났었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없네요."
"그 표현 그만해줘!? 지금은 나, 제대로 효과 있을 것 같은 부적 가지고 다니니까!"
"분명 오이카와 씨한테서 나는 줄 알았어요."
"아냐, 저 녀석이잖아, 저 녀석."
"안 보여, 가리켜도."

말하며 얼굴을 찡그리는 카게야마 이외, 우리는 모두 10번이 저 녀석, 이라고 가리킨 창쪽을 본다. 수수께끼의 대화 내용은 내버려둔다. 아니 뭐, 문을 닫았을 뿐이니까, 이상하지 않다면 그 말대로지만.

저것은, 창문에 찰싹 양손과 얼굴을 붙이고 이쪽을 보고 있었다. 얼굴이 붙어 있는데도 어떻게 생겼는지 이젠 알 수 없다. 뭘 보고 있는 거야, 나는.
저것의 입가가 움직인다. 나를 향해 무엇인가를 계속 외치고 있다.
아마, 이렇게.

쿠니미, 히데.

역에서 여기로 오기 전까지, 왠지 계속 옆에서 그렇게 불렸다. 히데라는 이름이 아니니까 무시하고 있었지만, 대체 뭐야.

"잠깐, 쿠니미 엄청 보고 있지 않아?"
"아ー 모릅ー니ー다."
"오이카와, 잠깐 가서 소금 치고 와."
"싫, 싫어, 무서워…"
"저, 저기, 쿠니미, 뭔가 말하고 있지 않아? 우? 쿠? 쿠니미…?"
"쿠니미 히데네."
"누구야, 그거? 그런 이름 아니잖아, 쿠니미."

카게야마는 이상한 듯이 미간에 주름을 잡는다. 아, 뭐야, 이 녀석 내 이름 제대로 알고 있었나. 그럼 그 날, 잘못 불렸던 날, 그 시점에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야 했다. 정말 바보구나.
내가 의문의 감동에 휩싸여 있을 때, 옆에서 탁 하고 작은 파열음이 들렸다. 뒤돌아보자 10번이 만족스럽게 손을 모은 참이었다.

"잘 먹었습니다! 맛있었어요, 파르페! 대왕님, 정말 사주나요?"
"뭐? 아, 그래. 그럴 생각인데 지금 그 말을 하는 거야??"

10번은 분위기를 읽는 법을 모르는지, 감사함다! 하고 기운차게 인사를 건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실례했습니다! 경기에서 만나면, 다음은 지지 않으니까!"
"뭐, 잠깐."
"잘 먹었습니다! 가자, 카게야마!"
"아, 감사함다?"
"네 몫은 모른다고 했잖아! 야!"

멈출 새도 없이 속공 콤비는 이름에 걸맞게 씩씩하게 가게를 나가 버렸다.
자리에서 반쯤 일어선 엉거주춤한 상태로 잠시 굳어 있던 오이카와 선배는, 부들부들 떨며 앉는다.

"거짓말이지, 정말 갔어…!"
"너무 떠들지 마. 가게 사람에게 폐잖아."
"그, 그래도 어쩔 거야, 저거! 정말 소금으로 어떻게든 될 것 같아!?"
"알겠냐! 일단 다른 학교 후배한테 의지하지 마! …소금 내놔, 내가 한다. 안 되면 때린다."
"이, 이와쨩…! 아니, 정말, 알았어, 나도 할게! 아무튼 준비를 하고,"
"앗."

선배들의 뒤숭숭한 상담에 끼어든 것은 킨다이치의 목소리였다. 킨다이치는 아직도 창밖을 응시하고 있다.
거기에는, 변함없이 달라붙어 있던 그것과 10번과 카게야마의 모습이 있었다. 10번이 무언가 말을 걸자, 그것은 왠지 창으로부터 산뜻하게 떨어져 친근하게 그들을 따라가버렸다.
자초지종을 지켜보던 우리는 잠시 멍한 채로 아무도 없어진 창밖을 바라본다.

"…괘, 괜찮나요? 저거…"
"모, 몰라… 또 저 애는, 대체 뭘 한 거야…"
"……위험한 일 해준 건 변함 없잖아. 자, 심부름 값."

말하면서 이와이즈미 선배는 오이카와 선배에게 전표를 떠넘긴다. 싫은 얼굴을 감추려고도 하지 않고, 그래도 오이카와 선배는 순순히 전표를 받았다. 원래대로라면 휘말려 있던 내가 지불해야 할 텐데, 선배 두 명은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았다.

"쿠니미와 킨다이치 몫은 내줄 테니까."
"이, 이와쨩…!"
"앗, 저희들이,"
"사양하지 마. ……쿠니미, 괜찮냐?"
"아, 네, 죄송합니다, 생각하느라."

오이카와 선배가, 나중에 다시 소금 뿌려줄게… 라며 머리를 쓰다듬는다. 좋다고 생각해서 한 말이겠지만, 뿌려지지 않고 넘어갈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
생각했던 것은 10번이 그것을 데리고 가기 직전에, 창 너머로 이쪽을 향해 뭔가 말하던, 그 내용이다. 대체 뭐라고?

"그런데 왜 킨다이치가 아니었던 걸까?"
"네? 뭐가요?"
"아니, 킨다이치도 함께 있었잖아? 그런데도 완전히 록 온 되어있었잖아, 쿠니미."
"…아마, 지만."

급히 녹은 아이스크림을 먹는 킨다이치를 바라보며, 오이카와 선배의 의문에 가설을 세운다.

"처음에 그것과 만났을 때, 『카게야마』라고 부르는 거, 제가 먼저였기 때문 아닐까요?"

인식조차 어려운 애매한 존재인 그것에게, 나는 카게야마라는 『가칭』을 지어 버렸다. 그리고 마음대로 그 모습을 투영해, 결국 킨다이치도 그것으로 인식시켰다.

10번은 아까, 그것에게 뭔가 말을 걸고 있었지만, 혹시 완전히 새로운 『가칭』을 주면, 홀리는 상대를 바꾸는 것은 아닐까?
이름은 그것에게 중요한 것, 그러니까 내 이름을 그렇게, 몇 번이나, 탐색하듯이――.

"죄, 죄송합니다, 다 먹었습니다!"
"급하게 먹지 않아도 됐는데."
"아니… 쿠니미, 빨리 돌아가는 게 좋을 테고."
"뭐, 그렇네. 안색은 돌아왔지만."
"쿠니미, 서볼래? 소금 뿌려, 소금!"
"네에…"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서, 계산대로 향한다. 이제 머리는 아프지 않지만, 오늘도 오늘대로 몹시 피곤하다. 그것이 없는 틈에, 빨리 해산하는 게 좋겠지.

"10번의 연락처는 모르고, 나중에 카게야마에게 어떻게 된 건지 물어볼까."
"그 녀석 제대로 상황 이해하고 있는 거야?"
"우리랑 비슷하겠지, 아마."
"…아ー, 알았다."
"? 뭐, 뭐야, 갑자기. 뭐가…?"
"우와아~… 알았다…"

창 너머로 한 말 따위 들릴 리가 없고, 독순술도 익히지 않았지만.
그것이 나에게 하려고 했던 것도, 내가 그것에게 가지고 있던 공포도, 그 한마디에 담겨져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아마 떠날 때, 10번은 나를 향해, 분명 이렇게 말했다.


――빼앗기지 않아서, 다행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