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 와타라이 소우타의 이야기 사람이 사라지는 장소
버스에서 내린 후 대충 들어간 패스트푸드점에서, 말을 마친 에마는 뜨거운 코코아 컵으로 손끝을 데우며 고개를 숙였다.
“그 이후 사쿠라도 울적해져서. ……제대로 연락도 되지 않아.”
“그렇, 구나.”
학교에 있을 때는 억지로 밝게 행동했을 것이다. 컵을 든 에마의 손이, 약간 떨렸다. 소우타는 위로할 말도 찾지 못한 채 그저 시선이 방황했다.
“……들어 줘서 고마워. 누구한테 얘기해도 착각이라고 말하니까, 부정하지 않고 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기뻤어.”
에마는 어색하게 미소 지으며 코코아 컵을 입가에 가져다 댔다. 한 모금 마시고 한숨을 내쉬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와타라이 군은 거기서 뭘 봤어?”
“나는…….”
소우타는 펫숍에서 본 기분 나쁜 동물과 그것이 한 말을 이야기해 주었다.
에마는 커다란 눈망울로 그의 얼굴을 보며, 소우타가 말을 마치자마자 중얼거렸다.
“……쿠단.”
“어?”
“아, 그게……. 나, 꽤 오컬트라고 할까……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쿠단’이라는 요괴가 있는데, 그게…… 그 개 같은 것을 닮았어.”
그렇게 말하고 에마는 스마트폰을 서둘러 조작해 그 화면을 소우타에게 향했다.
브라우저의 검색 결과에는 오래된 일본화처럼 그려진 기묘한 생물이 표시되어 있었다. 얼굴은 사람이지만 몸은 소의 형상이다.
――반인반수의 모습을 한 요괴.
――소의 아들로 태어나, 인간의 말로 예언을 남기고 죽는다.
소우타는 그 설명문을 대충 훑어보고 그 징그러움에 입가를 일그러뜨렸다.
“……소와 개라는 차이는 있지만, 확실히 비슷하네.”
“그렇지?”
몸을 내미는 에마에게 스마트폰을 돌려주며 소우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얼굴은 그린 듯한 미소를 짓고 있지만, 마음은 결코 편하지 않았다.
그게 정말로 ‘쿠단’이라면 죽으면서 남긴 ‘귀신이 온다’는 말은 정말로 예언이었던 셈이 된다.
막연하지만 확실히 좋은 뜻은 아닐 것이다.
“……혼다 씨의 말처럼, 거기에는 별로 가지 않는 게 좋다는 것을 알았어. 너무 이상해.”
“응.”
소우타의 말에 에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시선을 내리깔았다. 긴 속눈썹이 하얀 피부에 짙은 그림자를 만들었다.
“……정말 뭐 하는 곳일까. 거기.”
* * *
“어서 와, 소우타.”
귀가한 소우타를 맞이한 것은 막 일어난 듯 운동복 차림의 어머니, 케이코였다.
“안녕. 오늘도 야근?”
“응. 어린아이가 있는 사람한테는 시킬 수 없다고. 갓 들어간 인간한테 연일 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어머니는 하품하며 컵에 물을 담았다. 그녀는 이 집으로 이사 온 것을 계기로 간호사로 근무하던 병원에서 퇴직하고 친정 근처 종합병원으로 적을 옮겼다.
“베테랑이니까 어쩔 수 없지. 전에는 수간호사까지 했었고.”
“그래도 말이지. 병원이 다르니까 마음도 다르잖아.”
“그건 그렇지.”
소우타는 적당히 맞장구치면서 냉장고를 열었다. 좋아하는 우유를 컵에 따라, 단숨에 마신다.
“그런데 너, 꽤 늦었잖아. 평소엔 곧바로 돌아오는데.”
움찔, 하는 소리가 날 것 같은 소우타의 모습에 어머니는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알았다, 여자애지.”
아들이 묵묵부답이자 말한 장본인이 더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동안 뜬소문 하나 없던 아들에게서 그런 반응이 돌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모양이다.
“뭐야, 정말로?”
“아니, 엄마가 생각하는 그런 건 아니야.”
“싫다아. 청춘이네.”
어머니는 소우타의 부정을 무시하고 깔깔 웃더니 문득 진지한 얼굴이 되었다.
“……미안해, 소우타.”
“뭐야, 갑자기.”
“너한테는 고생만 시키고 있구나. ……아버지가 살아 계셨다면 너까지 이곳에 올 일은 없었을 텐데.”
그런 어머니의 시선 끝에는 10년 전의 가족사진―― 아직 생존해 있던 아버지와 찍은 마지막 사진이 있었다.
사진 속 가족들은 모두 웃는 얼굴이다. 당시 키우던 개, 래브라도 리트리버인 러브를 가운데 두고, 10년 젊은 가족과 더 이상 나이를 먹지 않게 된 아버지가 하얀 치아를 보인다.
소우타는 욱씬, 아픈 가슴을 무시하고 일부러 짓궂은 말을 했다.
“……뭐야, 용돈을 인상할 교섭 찬스?”
“그건…… 다음 기말고사 점수에 달려 있어.”
“으, 진짜냐.”
“――오빠, 돌아왔구나. 어서 와.”
둘이서 서로 웃고 있는데, 학원 온라인 수업을 마친 듯한 스즈카가 2층에서 내려왔다. 할머니의 모습이 보이지 않지만, 이 시간에는 아마 텔레비전을 보고 있을 것이다.
어머니는 딸의 모습을 보고 떠올린 듯 밝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맞아. 스즈카의 생일, 일요일이잖아. 그날은 휴일이니까 할머니도 함께 축하하자.”
“정말?”
모양 좋은 눈을 반짝이며 몸을 내민 스즈카를 향해 어머니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보디가드도 있고, 스즈카가 가고 싶은 곳 가자. 괜찮지, 소우타.”
“그래. 맡겨 줘.”
알통을 만든 소우타의 미소는, 이어진 여동생의 말에 얼어붙었다.
“그럼 거기 가고 싶어. 역 앞의 쇼핑몰!”
소우타의 뇌리에 에마의 떨리는 손끝이 부유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