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kh_t 2025. 4. 12. 21:26

개편에 대한 검증에서는 매우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만족했지만, 문득 깨달았습니다.

 

읽으면 죽는 이야기의 효과를 무효화하는 방법은 아직 찾지 못했다고.

저주의 살상력에 너무 주목한 나머지 회피한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빠져 있던 것입니다.

취급할 때 가장 먼저 파악해야 할 부분이었습니다.

자신의 좁은 시야에는 매우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번 검증에는 개편본 3’을 사용합니다.

적당히 고용한 아르바이트생에게 읽힌 후 찢어서 태우라고 지시했습니다.

착화제를 바른 개편본 3’은 산뜻하게 불에 타 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르바이트생은 반나절 후 사망했습니다.

읽은 이야기를 불태워도 저주는 사라지지 않는 모양입니다.

 

그 후에도 저는 가능한 범위의 방법을 시도했지만 저주를 없앨 방법은 찾지 못했습니다.

여기에서 검증을 마쳐도 됐겠지만, 이번에는 철저하게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인터넷으로 검색해 유명한 영능력자에게 연락을 취했습니다.

죽음의 저주에 대항할 수 있는 것은 그 분야의 프로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승낙을 받은 저는 약속 날짜와 시간에 현지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저를 본 순간 그 영능력자가 소리친 것입니다.

게다가 가까이 오지 말라는 경고를 받고 말았습니다.

심령적인 전문가가 되면 읽으면 죽는 이야기가 깃드는 저주를 느낄 수 있는 모양입니다.

 

저희는 몇십 미터 정도 떨어진 상태에서 대화했습니다.

사전 연락대로 저주의 대처를 부탁했지만 거절당하고 말았습니다.

그 영능력자에 의하면, 자신의 분수에 맞지 않는 의뢰는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신 다른 영능력자를 소개받았으므로 저는 그쪽을 만나 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다음 영능력자를 만났을 때에도 같은 전개가 되었습니다.

접근조차 허용되지 않아, 문답무용으로 다른 영능력자를 소개받은 것입니다.

그런 사태가 연달아 발생하여 저는 각지를 떠돌아다니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읽으면 죽는 이야기는 강력한 주구인 것 같습니다.

도중부터는 직접 만나지도 못하고 전화로 의뢰를 거절당했습니다.

그래도 다른 영능력자를 소개받은 것만큼은 감사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최초의 영능력자를 만난 지 몇 주 후.

최종적으로 도달한 것은 일본에서 가장 뛰어난 영능력자인 사카키바 씨였습니다.

사카키바 씨는 극도의 비밀주의로, 접촉하는 데 상당한 수고를 들였지만 검증 협력자로서는 최적일 것입니다.

 

사정을 들은 사카키바 씨는 먼저 험악한 표정으로 제게 쓴소리를 했습니다.

주로 윤리적인 관점에서 저의 검증을 비난했습니다.

그 부분의 내용은 전혀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저는 솔직하게 죽음의 저주를 피하는 방법만 물었습니다.

 

그러자 사카키바 씨가 읽으면 죽는 이야기를 전달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저는 잃어도 아깝지 않은 개편본,’ ‘개편본 2’만 주었습니다.

사카키바 씨는 저를 서둘러 쫓아내고 집에 틀어박혀 해주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늦어도 한 달 안에는 성과를 보고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 말을 믿고 저는 얌전히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두 달이 지나도 사카키바 씨로부터 소식이 없습니다.

다른 영능력자에게 전화했더니 사카키바 씨는 온몸에서 구더기가 쏟아져 죽었다고 합니다.

말하길, 저주에 진 반동이라든가.

사카키바 씨의 자택은 토사 재해로 묻혀 버려서 개편본,’ ‘개편본 2’의 행방은 알 수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이번 검증은 여기에서 중단했습니다.

일본에서 가장 뛰어난 영능력자가 대처할 수 없던 것을 감안하면, ‘읽으면 죽는 이야기의 저주를 회피하는 것은 불가능한 거겠지요.

그것을 안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