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우조노시니코 보고

그 후의 세계, 와타노 켄의 심리 평가

ykh_t 2025. 3. 31. 19:06

――새로운 선생님인가. 높은 제한제 냄새가 난다. 발소리는 터벅터벅, 촌스럽군. 뚱뚱하겠지. 몸무게 90, 아니 100킬로를 넘었나. 발성 위치가 낮아. 땅딸보군. 건강검진 결과는 최악.

――엉덩이 부근에서 값싼 합성피 냄새가 난다. 이 시설의 의자 소재가 아니다. 자동차 취향이 별로군. 국산이나 타라.

――당신은 키가 작고 뚱뚱해서 땀이 많고, 자동차 취향이 이상한 불쌍한 남자다. 하지만 심리학자로서는 나쁘지 않아. 호흡이 차분하다. 도발에 능한 프로다운 인간이다. 내 모습을 보고도 난동을 부리지 않는군.

――그래서, 무슨 일이지. 형편없는 심리 테스트나 측정을 할 생각이라면 이대로 의식을 놓는다. 내게 허락된 유일한 권리다.

――……호오. 재밌군. 지금의 기분을 듣고 싶나.

――말을 고르는 것에서 개인적인 원한이 느껴진다. 자네, 프로라는 입장을 이용한 복수자로군. 나를 죽이러 왔나.

――쉬운 일이다. 내게 연결된 튜브를 몇 개 빼면 돼. 뭐든 좋아. 모두 치명적인 튜브다.

――유키무라 히토미는 내 육체 3분의 1을 파괴했다. 20개 정도로 나누어서 말이지. 그렇게까지 하지 않았다면 나도 고백하지 않았을 거다. 자신이 배신자라고, 매국노라고 인정하지 않았을 거야.

――그 여자는 마치 강철 같다. 화조차 내지 않았다. 상대가 나빴지.

――……많은 사람들이, 나를 비난한다. 오랜 세월 우조노시니코와 싸워왔으나 마지막의 마지막에 모든 것을 배반하고 영웅의 자리에 앉지 못한 어리석은 놈이라고.

――그러나 폄파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싸우지 않은 놈들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자일 수록 나를 나쁘게 말한다. 돌을 던진다.

――카미야가 만나러 왔다. 두 달 전이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화도 내지 않았지. 유키무라 히토미와는 다른 분위기였다.

――그는 알고 있었다. 내 마음을. 물을 것도 없이 알고 있었다. 이해해 주고 있었다. 용서하지는 않겠지만, 나무라지도 않았다.

――나는, 이 나라가 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컷 보고 왔다. 나라에 희생되는 사람을. 어쩔 수 없는 희생으로 잘려나가는 사람을. 나는 하네다 덴지와도 이야기했다. 그 남자의 인간성은 지금도 회자된다. 영웅적 욕망을 비튼 꼬마인지,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해 일어선 영웅이었는지. 에츠란샤조차 궁금해 했다.

――정답은, 둘 다다. 그는 얼토당토않은 몽상을 이야기하는 꼬마였다. 영웅인 척 불법으로 얻은 힘을 휘두르는 개자식이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죽지 않고 사라진 사람도 있다. 속이 시원해진 사람도 있다. 하네다 덴지는 경멸해야 할 영웅이었다.

――그와 같은 사람이 나오는 나라는, 이제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네다 덴지도, 에츠란샤도 어떤 의미에서는 옳다. 거인 신자도 옳음을 품은 존재다. 그것은 사람을 죽이는 법을 법치국가에서 외면하는 올바름이다.

――젊었을 때의 나라면 코웃음쳤겠지. 범죄자가 올바르다니. 폭력과 테러에 호소하는 시점에서 그 녀석은 죽을 만한 쓰레기라고.

――그런 오만이 금륜부대를 낳았다.

――아프다고 울부짖는 사람들의 비명을 무시한 끝에, 금륜부대의 세계가 있었다. 우선 다수를 살리기 위해 소수를 죽이는 정의 끝에 그 지옥이 있었다.

――나는 생각했다. 이 나라는 망해야 한다고. 어떤 비열한 수단을 써서라도, 망해야 한다고.

――그래서 최악의 배신으로 치달았다. 그리고 이 꼴이다. 징벌로, 강제로 살고 있다.

――……지금의 기분을 물었지. 알려 주마.

――이 어두운 독방 안에서, 나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

――죽이지 않나?

――……그런가. 알았다.

――여기에 있어라. 계속.

――내가 당신에게서 무엇을 빼앗았는지는 모르겠지만…….

――…….

――아니, 그만 두지…….

――여기에 있어. 마지막까지.